조지아 대표 육군기지 ‘포트베닝’ 이름 바뀌나

남부연합 장군 이름딴 군사기지 명칭변경 요구 제기

트럼프, 즉각 거부…”해당 기지는 위대한 미국 유산”

미국에서 인종차별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남부연합군 장성 이름을 딴 군사기지 명칭도 변경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명칭 변경은 검토조차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우리가 전설적인 군사기지 10곳의 명칭을 바꿔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며 운을 뗐다.

포트베닝/Credit: Armybases.org

이 기지들에는 육군 보병박물관이 있는 조지아주의 대표적 군사기지인 ‘포트베닝’과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포트브래그’ 등이 포함돼 있다. 포트베닝의 명칭은 게티스버그 전투에서 참전했던 남부연합 장군 헨리 베닝에서 유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기념적이고 중요한 군사기지들은 위대한 미국의 유산이자 승리, 자유의 역사가 됐다”며 “미국은 우리의 영웅들을 이 신성한 땅에서 훈련시키고 배치했으며 세계대전을 두 차례나 이겼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므로 내 행정부는 이 멋지고 전설적인 군사기지들의 명칭 변경을 검토조차 하지 않을 것”이라며 “군대를 존중하라!”고 덧붙였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도 이후 브리핑에서 “이들 기지의 명칭을 바꿀 가능성은 절대 없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기지 명칭 변경과 관련된 어떤 법률에도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인종차별 반대여론을 의식해 자체적으로 남부연합군의 상징을 지우려는 미군 내부의 움직임과 사뭇 다른 행보다.

앞서 한 국방부 관계자는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라이언 매카시 육군참모총장이 기지의 명칭 변경 문제를 초당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고 지난 8일 밝혔었다.

미 해병대는 이번주 초 지휘관들에게 “남부연합군 깃발이나 상징들을 모두 제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데이비드 페트레이어스 퇴역 4성장군은 “미 연방에 맞서 노예제를 위해 무기를 든 사람의 이름을 딴 기지에서 훈련한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말했다.

미국 곳곳에서는 남부연합군을 상징하는 기념물이 시위대의 항의로 인해 철거되거나 훼손되고 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10일 워싱턴DC 국회의사당 건물 내 남부연합군 기념물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