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결선투표 D-1…열어봐야 안다

두 곳 모두 ‘초박빙’…트럼프·바이든도 현장 지원 총출동

향후 2년간 미국 권력 지도를 결정할 조지아주 연방 상원의원 결선투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2명의 상원의원을 뽑는 이번 결선투표는 지난해 11월 대선과 함께 치렀던 상원의원 선거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어 주법에 따라 2명의 후보 중 최종 승자를 가리기 위해 치러진다.

조지아주 상원 결선투표에 나선 데이비드 퍼듀(오른쪽), 켈리 뢰플러 상원의원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공화당의 켈리 뢰플러 상원의원과 흑인인 민주당의 라파엘 워녹 후보, 역시 공화당의 데이비드 퍼듀 상원의원과 존 오소프 민주당 후보가 결전을 앞두고 있다.

현직인 공화당 의원들에게 민주당 신예가 도전하는 모양새다.

조지아주가 통상 공화당 텃밭으로 여겨지지만, 지난해 대선에서는 조 바이든 당선인이 1만1779표 차이로 신승한 지역이다.

지난해 11월 3일 치러진 상원의원 선거에서 뢰플러와 워녹은 각각 25.9%, 32.9%를, 퍼듀와 오소프는 각각 49.7%, 47.9%를 득표해 모두 과반에 실패했다.

뢰플러는 현직 의원이지만 재작년 12월 조니 아이잭슨 의원이 은퇴하면서 그 자리를 물려받았기에 이번에는 선거를 통해 유권자 선택을 받아야 한다.

이번 선거는 단순히 상원의원 2명을 뽑는 의미를 뛰어넘는다. 선거 결과에 따라 상원 다수당이 결정되는 탓에 양당은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인까지 유세에 합세하면서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의 대리전 양상마저 띠고 있다는 게 미국 언론의 분석이다.

현재 상원 100석 중 공화당이 50석, 무소속을 포함한 민주당이 48석이다.

민주당이 조지아주 결선투표에서 2석을 모두 차지할 경우 의석 수가 같게 되고 상원의장인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게 돼 사실상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다.

행정부와 하원 장악에 더해 민주당은 입법과 고위공직자 인준 등 상원의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며 안정적 국정운영의 토대를 구축하게 된다.

공화당이 1석이라도 이겨 상원 다수당이 되면 민주당 정부의 국정 독주를 막는 견제 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결선을 목전에 둔 이들 후보의 경쟁은 여전히 초박빙이다.

정치전문 웹사이트 ‘538’이 각종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3일 기준 민주당 오소프 후보는 49.2%의 지지율로 47.4%의 퍼듀 의원을 1.8%포인트 앞서 있다.

민주당 워녹 후보도 49.5%로 뢰플러 의원(47.2%)을 2.3%포인트 이기고 있다.

하지만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경쟁을 하고 있어 누가 이길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상황이다.

투표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겁다.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14일부터 지난 1일까지 진행된 사전투표엔 등록 유권자 700만 명 중 300만 명 이상이 참여했다. 이는 결선투표 역사상 최고 수치다.

특히 이번 결선투표를 좌우할 핵심은 흑인 유권자라는 게 언론의 분석이다.

조지아 주민 3명 중 1명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다.

조지아대 정치학 교수인 트레이 후드는 “흑인 유권자가 조지아에서 민주당 후보들의 가장 큰 기반 중 하나이기에 흑인 투표율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사전투표에서도 투표자 수의 3분의 1이 흑인으로, 이는 11·3 상원 선거의 흑인 유권자 비율 27%보다 늘어난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CNN은 조지아 사전투표와 관련, “흑인 유권자가 대선 때 같은 시점보다 3∼4%포인트 더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고 있고, 교외 백인 유권자 투표율은 뒤처져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인은 선거 하루 전날인 4일 각각 조지아 달턴과 애틀랜타를 찾아 지원 유세를 벌인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은 이미 이날 현지 유세를 했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수 차례 현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조지아주 스톤크레스트에서 지난달 28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존 오소프(오른쪽), 라파엘 워녹 두 민주당 후보가 공동유세를 펼치고 있다. 두 후보는 각각 공화당의 현직 상원의원 데이비드 퍼듀, 켈리 뢰플러와 5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