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우울증, 산후 2년 내 심혈관 질환 위험↑”

임신 우울증
임신 우울증 [출처: 국민건강보험]

임신 중 우울증이 출산 후 심혈관 질환 위험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베일러(Baylor) 의과대학 산부인과-모태의학 전문의 크리스타 액커만-뱅크스 박사 연구팀이 2007~2019년 사이에 출산한 여성 10여만 명의 의료보험 청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22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들의 출산 후 2년 내 ▲심부전 ▲동맥협착 ▲부정맥/심정지 ▲심근병증 ▲뇌졸중 ▲고혈압 발생 위험을 살펴봤다.

이 결과는 흡연, 출산 연령, 임신 합병증, 임신 전 당뇨병, 우울증, 고혈압 등 다른 변수들을 고려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출산 후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임신성 고혈압 또는 자간전증을 겪은 여성을 연구 대상에서 제외하고 다시 분석해 봤다.

자간전증은 임신 후반기에 갑자기 혈압이 오르고 소변에 지나치게 많은 단백질이 섞여 나오는 단백뇨가 나타나면서 손, 다리, 얼굴이 부어오르는 증상으로 대표적인 임신 합병증의 하나이다. 임신성 고혈압은 임신 전엔 혈압이 정상이었는데 임신 중 혈압이 140/90 이상 올라가는 경우이다.

그러자 임신 중 우울증이 나타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출산 후 2년 내 부정맥/심정지 발생 위험이 85%, 동맥협착 위험이 84%, 심근병증 위험이 53%, 고혈압 위험이 43%, 뇌졸중 위험이 42%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임신 여성의 약 20%는 임신 중 우울증을 겪는다. 이 연구 결과는 임신 중 우울증과 심혈관 질환 위험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는 증거는 아니기 때문에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그러나 임신 중 우울증을 겪은 여성은 장기적으로 심혈관 질환이 나타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이를 막기 위해 심혈관 질환과 관련이 있는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검사를 꾸준히 하고 운동, 건전한 식단, 금연 등 생활 습관 변화를 시도해야 할 것이라고 연구팀은 권고했다.

일반적으로 우울증을 겪으면 나중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임신 중 우울증과 심혈관 질환 위험 사이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는 거의 없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심장 협회 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