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 레슬링 대부 이노키 79세로 별세

김일과 명승부, 한국서도 인기…북일 관계 개선도 의욕

지난 1976년 무하마드 알리와 이종 대결로 세계적 화제

휠체어에 앉은 안토니오 이노키
휠체어에 앉은 안토니오 이노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 프로 레슬링 대부인 안토니오 이노키(본명 이노키 간지)가 1일 오전 심부전으로 별세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향년 79세.

1943년 일본 가나가와현에서 태어난 이노키는 중학교 때 브라질로 이주했으나 1960년 원정을 위해 브라질을 방문한 역도산(본명 김신락)에게 스카우트돼 17세였던 그해 일본 프로 레슬링계에 뛰어들었다.

북한 지역 출신으로 일본의 국민적 영웅이었던 역도산과 그의 3대 제자로 꼽히는 이노키, 김일, 자이언트 바바는 일본 프로 레슬링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그는 1976년 도쿄에서 당시 프로 복싱 세계 헤비급 챔피언인 무하마드 알리와 이종 대결을 벌여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노키는 1989년 스포츠평화당을 만들어 같은 해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당선됐다. 1990년 걸프전 당시에는 이라크에 인질로 잡혀 있던 일본인들을 석방하는 데도 기여했다.

하지만 1995년 선거에서 낙선했고, 1998년에는 레슬링과 정치 양쪽에서 모두 은퇴했다. 이후 2013년 정계에 복귀해 참의원에서 재선됐다.

이노키는 자신의 스승인 역도산이 북한 출신이라는 배경 등을 이유로 북한을 자주 방문해 고위층과 회담하는 등 북일 관계 개선에도 의욕을 보였다.

이노키는 1995년 4월 북한에서 처음으로 프로 레슬링 행사를 열었는데 이틀 동안 38만 명이 관람했다.

참의원 의원이던 2013년 11월에는 스포츠 교류 행사 참석차 북한을 방문해 김영일 노동당 비서와 회담하고 북일 관계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노키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연속 방북해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고 일본 방송 NHK는 전했다.

무하마드 알리와 대전한 프로레슬러 이노키
무하마드 알리와 대전한 프로레슬러 이노키(도쿄 교도=연합뉴스) 안토니오 이노키(오른쪽)가 1976년 6월 16일 도쿄 일본무도관에서 프로 복싱 세계 헤비급 챔피언인 무하마드 알리와 이종 대결을 벌이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