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통신] 코로나19 시대 히트 식품

2020년도 어느새 겨울이 코앞이다. 코로나19는 여전히 강세를 부리고 있고, 일본 도쿄 내 기업의 60% 이상이 코로나19 이후 텔레워크(원격·재택 근무)를 도입했다고 대답했다(도쿄신문, 5월 조사). 또 쓰쿠바대학 조사에 따르면, 텔레워크를 도입한 회사의 80%가 만족스럽다는 대답을 했다고 한다.

텔레워크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증가하며 먹거리에도 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2월 요코하마항에 입항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에서 집단감염이 일어나 확진자가 증가한 후 시중에선 마스크와 더불어 라면, 밀가루, 핫케이크 가루까지 자취를 감췄다. 2020년 후반기엔 이들 식품의 사재기가 사라진 대신, 기업들이 텔레워크 근로자를 위한 다양한 상품을 새롭게 내놓는 추세다.

저칼로리 식사로 눈길을 끄는 ‘마시는 수프’는 일하면서 편하게 먹을 수 있다. [김민정 제공]

◇레스토랑에서 먹는 맛을 집에서 편하게

텔레워크와 휴교는 주부들에게 삼시세끼를 챙겨야 하는 부담을 가져왔다. 어디 주부들뿐인가. 혼자 사는 이들도 집안에서 내내 세끼를 챙겨야 한다. 그러자 식품업계에서는 간편양념보다 더 편리한 양념 파우치를 내놓기 시작했다.

‘스팀미 차시우’는 양념이 가득 든 파우치에 돼지고기를 넣고 돌리면 누구나 쉽게 차시우를 만들 수 있다. 라면 위에 얹어 먹거나 밥과 함께 먹으면 좋은 반찬이 된다.

‘컵 오코노미야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컵라면 뚜껑을 열면 오코노미야키 기본 재료가 들어 있고, 봉투에서 꺼내 컵 안에 넣고 저은 후 구우면 일본식 부침개인 오코노미야키가 탄생한다. 기호에 따라 해물이나 고기, 채소를 추가해도 좋다. 계량에 익숙하지 않거나 간단하게 반찬을 더 늘리고 싶을 때 쉽게 요리할 수 있다.

라면 대신 인기를 끌던 ‘컵밥’은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증가하면서 찾는 사람이 더 늘었다. [김민정 제공]

◇텔레워크 도중 입이 심심할 때

한 식품회사 조사에 따르면, 텔레워크로 인해 출퇴근 시간이 사라진 대신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며 식사가 4끼 이상으로 늘었다는 사람이 과반수다. 3끼 이하가 48.1%인 데 비해 4끼 이상은 51.9%를 차지했다.

이 와중에 특히 주목받은 제품은 인스턴트 컵밥이다. 탄산음료 제조사 포카는 코로나19 이후 4끼 이상 먹는 사람들이 많다는 조사에 따라 칼로리를 줄인 컵밥(치즈·삼계탕·탄탄 컵밥)을 내놨다. 컵밥은 올해 각종 레시피 사이트에서도 주요 키워드로 떠올랐다.

칼로리를 제한하는 사람들을 위해 수프가 한 끼 식사로 주목받으면서 버블티를 마실 때 쓰는 두꺼운 빨대로 건더기가 잔뜩 든 수프를 음료처럼 마실 수 있게 한 일본수산의 ‘수 카무 수프’도 눈길을 끈다. 일하면서 먹는 이들을 타깃으로 한 ‘한 손으로 먹는 오코노미야키'(부침개)도 올가을 크게 히트했다.

집에서 운동하는 사람이 증가해 운동복 매출이 늘어난 가운데, 프로틴이 들어간 상품도 꾸준한 인기를 얻는다. 달콤한 프로틴 음료나 요거트가 인기를 끌며, 편의점에서 파는 닭가슴살과 삼계탕 국물을 사다가 같이 끓여 단백질을 보충하는 예는 이미 많은 언론이 소개했다.

어떻게 하면 건강하고, 맛있게, 더 간편하게 먹을 수 있을까?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오늘도 일본에서는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식탁을 둘러싸고 있다.

들어 있는 내용물을 컵 안에 넣고 저은 후 굽기만 하면 완성되는 ‘컵 오코노미야키’. [김민정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