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백신 믿고 봉쇄없이 델타변이 대처”

변이 확진 급증했지만 중증 입원 없어…”이전과 다른 양상”

국민 59%가 백신 2회 접종 완료…젊은층 백신접종이 관건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는 여학생[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로 손꼽히는 이스라엘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비상에도 봉쇄와 같은 고강도 제한 조치 복원은 필요 없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는 늘고 있지만 집단면역에 근접하는 높은 백신 접종률로 인해 중증 환자는 나오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29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들은 지난 27일 밤, 최근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확진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실내 마스크 착용 외에 다른 방역 조치, 특히 봉쇄 등과 같은 제한 조치는 필요하지 않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베네트 총리는 현재로선 정부의 방역 초점이 백신 접종률을 더욱 끌어올리고 코로나19 감염 위험국에서 오는 입국자에 대한 격리를 강화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의 입장은 간단하다. 일상생활과 경제에 최소한의 타격을 주면서 이스라엘 시민을 최대한으로 보호하는 것”이라며 “제한 조치 대신 마스크, 봉쇄 대신 백신”이라고 강조했다.

베네트 총리는 그러면서 젊은층의 백신 접종률을 추가로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이라며 백신 잔여분의 유통기한이 끝나기 전에 서둘러 접종해달라는 내용의 ‘젊은층에게 보내는 서한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백신 접종 연령을 12세 이상으로 확대한 이스라엘은 현재 국민의 약 62%가 최소 1회 백신 접종을 했고, 59%는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 2회 접종을 모두 완료했다. 이같은 백신 접종률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인구 대다수가 백신 접종을 한 상황에서 새롭게 코로나 변이와 싸우는’ 국가로서 다시 주목받는 위치에 놓였다고 WP는 전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백신 접종을 한 국가가 이제 또다시 백신과 변이의 대결이 어찌 될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첫 국가가 됐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공중 보건 전문가들도 높은 백신 접종률로 인해 최근의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이전의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점을 짚었다.

예루살렘 하다사 대학 메디컬센터의 요람 웨이스 소장은 “이스라엘은 집단 면역에 도달했기 때문에 취약한 인구층에까지 바이러스가 닿지는 않고 있고 입원 환자도 많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라며 “(이전과)매우 다른 양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델타 변이 확진자 증가에도 코로나19 입원 병동은 비어있는 상태라면서 “여전히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하겠지만 이전과 다른 상황 속에서 우리가 바이러스와 맞붙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