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카 졸업식 연설 전격 취소된 이유는?

캔자스 위치타주립대 교직원-학생들 집단 반발

미국 캔자스주 위치타 주립대 공대 졸업식에서 예정됐던 이방카 트럼프 미국 백악관 선임고문의 사전 녹화 연설이 교직원과 학생들의 반대로 취소됐다.

8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6일 예정된 위치타 주립대 공대 가상 졸업식에서 이방카 고문의 연설이 취소됐다. 교직원과 학생들이 트럼프 행정부가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항의 시위를 다루는 방식을 비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셰리 우타시 학과장은 지난 4일 성명을 내고 “조지 플로이드 사망으로 불거진 사회 정의 문제에 비추어 (이방카의) 연설이 내부 인식에 둔감했던 점을 이해하고 책임을 지겠다”며 “내가 여러분의 말을 듣고 대응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방카 고문은 연설 취소가 온라인에서 흔히 행해지는 ‘캔슬 컬처'(공인에 대한 지나친 비난과 왕따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캠퍼스는 언론 자유의 보루가 돼야 한다. 캔슬 컬처와 관점 차별은 학계에서도 반대하는 것”이라고 항의했다.

그러면서 학교 측 결정과 상관없이 이미 녹화된 자신의 연설을 공개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이방카 고문의 연설에는 학생들을 향해 “전시 상황의 졸업생”이라며 “학교에서 배운 것들은 바로 이 순간을 위한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경제 위기만 강조할 뿐 현재 미국을 뒤흔들고 있는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대한 언급은 하나도 없다.

이방카 고문은 지난 1일 아버지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세인트존스 교회 앞에서 함께 사진을 찍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성경을 들어보이며 폭력 시위에 대한 강경 대응을 다짐했는데, 이 사진 촬영을 위해 백악관 인근에서 평화 시위를 하던 사람들을 최루탄으로 강제해산시켜 많은 비판이 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시위대를 ‘테러리스트’라고 칭하며 시위의 폭력성을 강조하고 정규군으로 진압하겠다는 위협까지 했었다. 이런 가운데 이방카 고문의 연설 영상이 공개되자 SNS에는 ‘잘가 이방카'(#byelvanka)라는 해시태그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앞서 공개 서한을 통해 이방카의 연설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위치타 주립대의 제니퍼 레이 조교수는 “위치타 학생들은 이 정부가 촉발한 분열에 반대한다”며 “우리 학교는 통합과 연대의식의 편에 서기로 용감하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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