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람이 조지아 연방의원 될 수도…

노골적 인종차별 발언 여성 신인, 14지구 런오프 진출

음모론 신봉하기도…공화 지도부 “후원 끊겠다” 발표

조지아주 공화당 연방하원 후보로 나서 1위를 차지한 여성 정치 신인이 흑인과 이슬람, 유대인 등에게 노골적인 인종차별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전국적인 논란이 되고 있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17일 조지아주 제14지구 공화당 프라이머리에서 40.34%의 득표로 1위를 차지한 매저리 테일러 그린 후보가 지난 수년간 행해온 인종차별 발언을 모아 폭로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린 후보는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가들을 ‘바보 천치들’이라고 부르며 네오나치나 KKK단원과 비슷한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미국에는 흑인들만큼 게으르고 오히려 흑인들보다 못한 백인들이 많다”며 흑인에 대한 편견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그녀는 특히 “내가 흑인이었다면 남부 연합의 기념물들을 자랑스러워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녀는 이슬람 신도들에 대해서도 “어린 소년, 소녀는 물론 여러 명의 여자들과도 잠자리를 같이하고, 자신의 남매나 사촌하고도 결혼하는 무리들”이라고 부르며 “무슬림은 우리 미국 정부에서 일하면 안된다”고 단언했다.

그린은 또한 민주당 후원자인 유대인 갑부 조지 소로스를 ‘나치’라고 부르는 등 유대인에 대한 반감도 감추지 않았다.

폴리티코는 그린이 일부 백인우월주의자들이 믿는 음모론인 ‘QAnon’의 신봉자라고 공개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이 음모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의 아동성애자들’인 정치 엘리트들과 비밀스러운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믿는 이론으로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새로운 메시아로 생각하는 사이비 종교로 진화하고 있다.

이 음모론을 신봉하는 사람들은 지난 2017년 10월 발생한 라스베이거스 총기난사 사건이 미국인의 총기소지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제2조를 말살하기 위해 총기반대론자들이 꾸민 음모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그린 후보는 이 사건 직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같은 주장을 직접 전파하기도 했다.

폴리티코의 보도 이후 공화당 핵심 인사들은 앞다퉈 그린 후보에 대한 지지를 취소하고 프라이머리에서 2위를 차지한 신경외과 전문의 존 코완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고 있다. 스티브 스칼리스 하원 원내총무는 “그린 후보의 발언은 모두 역겨운 것이며 우리의 가치를 반영하고 있지 않다”면서 “코완 후보를 공식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조지아주 현역 하원의원인 더그 콜린스 의원과, 드류 퍼거슨, 버디 카터, 오스틴 스캇, 조디 하이스 의원 등도 모두 그린 후보의 발언을 비판하고 있다. 특히 그린 후보를 발탁해 정계에 데뷔시키고 20만달러 가까운 자금을 지원해온 공화당 정파인 하원자유코커스(HFC)도 18일 그린 후보와의 절연을 선언했다.

HFC의 조지아주 대표인 조디 하이스 의원은 “그린 후보의 발언은 끔찍한 것으로 더 이상 그녀를 조지아주 14지구 후보로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그린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편견이 가득한 기자들과 줏대가 없는 공화당 동료들이 문제”라면서 “가짜뉴스와 조지 소로스, 민주당 누구도 나를 위협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제14지구는 롬(Rome)시 등 조지아주 북서부를 포함하는 지역구로 전통적으로 공화당의 표밭으로 알려져 있다. 그린 후보와 코완 후보는 오는 8월11일 공화당 후보 자리를 놓고 결선투표를 치른다.

그린 후보/AJ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