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람이 이민국 직원입니다”

플로리다 백인, 같은 주택단지 흑인소녀 위협

“너같은 사람은 이런 곳에 살 자격 없다” 막말

플로리다의 한 백인 남성이 같은 단지에 거주하는 15세 흑인 소녀에게 “너같은 사람은 게이트가 있는 주택단지에 살 자격이 없다”며 위협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이 남성은 연방 이민국(USCIS) 고위직 직원으로 밝혀져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이민국은 사건 발생 이후 이 직원에게 휴직 조치를 내렸다.

지역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14일 플로리다주 웰링턴의 한 고급주택단지에서 이 단지에 거주하는 리 제퍼스(60)는 같은 단지에 거주하는 흑인 브리아나 넬슨-힉스양(15)과 친구들에게 위협을 가했다.

넬슨-힉스양은 2명의 백인 여자친구와 2명의 10대 소년과 함께 단지내에서 골프 카트를 타고 있었으며 제퍼스는 이들이 위험하게 운전한다는 이유로 카트를 바짝 따라와 거의 추돌 사고를 일으킬 뻔 했다.

제퍼스는 위협을 느껴 카트에서 내려 집까지 걸어오는 넬슨-힉스양과 친구들을 따라왔고 넬슨-힉스양은 제퍼스를 휴대폰으로 녹화하기 시작했다. 이에 제퍼스는 “찍으려면 찍어라. 너는 이 단지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면서 “게이트에 전화해서 모두 체포하도록 하겠다”며 고함을 질렀다.

그는 흑인 소녀에게 “너는 여기 살 자격이 되지 않는다”면서 “15살이면 미시시피나 앨라배마에서는 결혼할 수 있겠다”는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소동은 넬슨-힉스양의 할아버지인 토니 워커가 집안에서 나오면서 진정됐다. 30년전 이 단지에 이사온 최초의 흑인 주민인 워커는 제퍼스에게 “여기는 우리 집”이라면서 “지금 내 손녀를 위협하는 것이냐”고 따졌고 제퍼스는 곧바로 목소리를 낮춘 뒤 차를 타고 사라졌다.

넬슨-힉스양이 찍은 동영상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됐고 레이크 워스 비치시의 오마리 하디 커미셔너는 이를 리트윗하며 “이 남자의 신원이 밝혀질 때까지 리트윗을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결국 이민국은 지난 20일 공식 성명을 통해 “해당 남성은 이민국 직원이 맞으며 근무중이 아닌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부적절한 것임에 틀림없다”면서 “현재 사건을 조사중이며 조사가 끝날 때까지 해당 직원에 정직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민국에 따르면 제퍼스는 5년전 웰링턴으로 이주해 이민국 지역 오피스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다.

위협을 가하고 있는 제퍼스/twi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