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막스타’ 윤정희, 프랑스 파리서 별세…향년 79세

1967년 데뷔작 ‘청춘극장’ 스타덤…총 280편 출연

2010년 영화 ‘시’ 마지막 작품…알츠하이머병 투병 끝 세상 떠

'은막스타' 윤정희, 프랑스 파리서 별세…향년 79세
‘은막스타’ 윤정희, 프랑스 파리서 별세…향년 79세

[연합뉴스 자료사진]

1960∼80년대 은막을 장식했던 영화배우 윤정희(본명 손미자)가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별세했다. 향년 79세.

영화계에 따르면 지난 10여 년간 알츠하이머병을 앓아오던 윤씨는 이날 오후 프랑스 파리에서 숨을 거뒀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한국시간으로) 오늘 새벽에 돌아가셨다고 들었다. 가족들이 공개를 꺼려 더 이상의 얘기는 없을 거 같다”고 전했다.

1944년 부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조선대 영문학과 재학 중 신인배우 오디션에서 1천200대 1이라는 경쟁률을 뚫고 발탁돼 1967년 영화 ‘청춘극장’으로 데뷔했다.

배우 윤정희씨의 2016년 모습
배우 윤정희씨의 2016년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그해 대종상영화제 신인상, 청룡영화제 인기 여우상을 받으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듬해에는 작품 ‘안개’로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받았다.

그는 1960∼80년대 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60년대에는 문희, 남정임과 함께 여배우 트로이카 시대를 연 것으로 평가된다.

주요작으로는 ‘장군의 수염'(1968), ‘신궁'(1979), ‘저녁에 우는 새'(1982), ‘위기의 여자'(1987), ‘만무방'(1994) 등이 있다. 배우로서 출연한 영화가 한국영상자료원 집계로만 280편에 달할 정도로 당대 최고의 은막 스타 중 한 명이었다.

수상 이력도 그만큼 화려하다. 1960∼70년대 대종상·청룡영화상·백상예술대상에서 연기상, 인기 여우상 등을 20여 차례나 받았다.

‘만무방’을 끝으로 스크린에서 모습을 볼 수 없었던 그는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로 복귀했으나 이 작품은 배우로서 마지막 영화가 됐다.

배우 윤정희
배우 윤정희

국가브랜드 컨퍼런스 시상식 참석한 윤정희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17 국가브랜드 컨퍼런스 시상식에서 예술부문 대상을 수상한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의 부인 배우 윤정희 씨가 자리에서 의원들의 축사를 듣고 있다.왼쪽은 백건우. 2017.2.22
superdoo82@yna.co.kr

영화 ‘시’에서 미자 역할을 했던 윤씨는 2011년 LA비평가협회와 시네마닐라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는 1973년 프랑스 유학길에 올라 파리 제3대학에서 영화학으로 석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2011년에는 프랑스 정부에서 문화예술공로훈장을 받았다.

고인은 각종 영화제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해 몬트리올영화제 심사위원(1995), 제12회 뭄바이영화제 심사위원(2010), 제17회 디나르영화제 심사위원·청룡영화상 심사위원장(2006) 등을 지냈다.

배우자는 유명 피아니스트인 백건우(77) 씨다. 백씨와는 1976년 결혼식을 올렸다. 자녀로는 진희(46) 씨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