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밍턴이 어디야?”…미국 정치 중심지 부상

인구 7만명 소도시…화학기업 ‘듀폰’서 바이든으로 상징 교체

미국인들도 지도에서 잘 찾지 못하던 도시인 월밍턴이 바이든 시대를 맞아 집중 관심을 받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월밍턴이 대선 이후 일약 미국 정치 중심지로 떠올랐다고 뉴욕타임스가 6일 보도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월밍턴 시내 극장에서 연설을 하고 방송 인터뷰를 한다. 호텔 로비엔 각료 후보자들이 서성인다.

당선인이 움직일 때마다 차량 20대가 줄지어 가면 길이 막히지만 넋을 놓고 바라보는 운전자들은 신난 표정이다.

마이클 푸르지키 월밍턴 시장은 “월밍턴은 워싱턴, 필라델피아, 뉴욕 사이 어딘가였다”며 “창의적인 분위기는 아니고 상당히 예측 가능한 곳이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월밍턴의 특징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주민들은 한동안 침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중 일부는 겨우 입을 열어서 “친밀함”이라고 답할텐데 이는 인구 7만2000명 도시인 월밍턴이 ‘작다’는 말을 완곡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기업관련 소송을 담당하는 형평법원(Court of Chancery)을 드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마저도 건물 밖에는 아무런 표시도 없다. 그래도 형평법원에 등록한 기업들이 낸 세금과 수수료는 14억5000만달러로 델라웨어주 운영예산의 약 30%에 달하는 규모다.

월밍턴의 대표 기업은 세계적 화학회사 듀폰이다. 1802년에 화약을 생산한 이래 듀폰은 지역을 장악했고 곳곳에 병원, 학교, 거리, 골프장 등의 흔적을 남겼다.

이제는 월밍턴의 상징이 바이든이 되는 분위기다.

바이든이 대선에서 승리한 날 밤에 월밍턴 출신들은 죄다 페이스북 소개를 바이든 당선인과 함께 찍은 사진으로 도배했다.

듀폰처럼 바이든의 이름도 곳곳에 붙고 있다. 워싱턴으로 출퇴근할 때 이용하던 기차역은 오래전 바이든역으로 바뀌었고, 10대 때 일하던 수영장과 고속도로 휴게소에도 바이든 이름이 들어간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을 태운 차량 행렬이 지난달 델라웨어주 월밍턴 성당을 떠나고 있다.[AP=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