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시대 패션’ 디자이너 파코 라반 별세

금속 활용해 과감하고 혁명적 디자인…향년 88세

패션 디자이너 파코 라반과 모델
패션 디자이너 파코 라반과 모델 [AP 연합뉴스]

 

금속을 활용한 우주 시대 느낌의 디자인과 향수 등으로 유명한 스페인 출신 패션 디자이너 파코 라반이 88세로 세상을 떴다.

3일 로이터와 AFP 등에 따르면 스페인 패션 그룹 푸이그는 성명을 내고 파코 라반 별세 소식을 발표했다.

파코 라반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보유한 푸이그 그룹 측은 “라반은 과감하고 혁명적이며 도발적인 비전을 전파했다”고 말했다.

그는 1966년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고 첫 컬렉션에 금속 고리와 연결된 플라스틱 줄 등으로 만든 드레스 등을 내놓으며 입을 수 없는 옷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파코 라반의 금속 드레스
파코 라반의 금속 드레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다른 디자이너들은 벨벳 등을 많이 사용할 때였고, 코코 샤넬은 그를 가리켜 금속 작업자라고 폄하하기도 했다.

라반은 스페인 바스크 지역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성장했고, 건축을 전공하다가 뒤늦게 고급 핸드백과 가방 디자이너로 패션 업계에 들어왔다. 역시 디자이너였던 어머니 영향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

1969년에 푸이그 그룹과 협력해 향수를 내놓으며 그의 경력엔 더욱 꽃이 피었다.

그는 2011년엔 미국 팝스타 레이디 가가에게 종이로 만든 옷을 입히기도 했다.

말년에는 점성술에 심취해 종말론적 예언을 하거나 외계인이 방문했다고 주장하면서 다소 기괴한 이미지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