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애 백신 어쩔까…어린이 접종에 부모들 갈팡질팡

“전적으로 신뢰” vs “뭐가 들었는지 몰라”…미국 전체 접종률도 58% 그쳐

백신 접종 기다리는 어린이
백신 접종 기다리는 어린이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에서 5∼11세 어린이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부모들이 고민에 빠졌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2일 5∼11세 어린이들에 대한 화이자 바이오엔테크 백신 접종을 승인하면서 당장 이날 저녁부터 접종이 시작될 예정이지만, 부작용 등을 걱정하는 부모들이 많아 백신 접종률이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다.

AFP 통신에 따르면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입원한 5병∼11세 어린이는 8300여명이다.

미국은 델타 변이에 따른 코로나19 3차 대유행에서 서서히 빠져나오는 모습이지만, 백신 접종 완료율은 58%에 그친다. 여전히 백신 접종을 주저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인다.

부모들이 자녀의 백신 접종 여부를 고민하는 것은 이런 사정과 무관치 않다.

"백신 맞았어요" 스티커 대기
“백신 맞았어요” 스티커 대기 (코네티컷 AFP=연합뉴스) 2일 CDC의 어린이에 대한 코로나19 화이자백신 접종 승인을 앞두고 코네티컷주 하트퍼드 병원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어린이들에게 나눠주려고 스티커를 준비했다.

6살짜리 아들을 둔 수실리즈 앨버레스(29)씨는 아들에게 백신을 맞히지 않기로 마음을 굳혔다.

아들은 플로리다주 사립학교인 센트너 아카데미에 재학 중이다. 반 백신 정책으로 이미 유명한 학교다.

이 학교는 올초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교사와 직원은 근무하지 못하도록 하고, 학부모들에게 백신 접종 시 생식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등 허위정보를 담은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앨버레스는 AFP에 “백신에 뭐가 들었는지 모르겠다”며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면역과 영양인데 백신은 너무 지나치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은 화학물질일 뿐”이라며 “어느 부모도 그걸 아이 몸에 주입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다니엘라 보에서(45)씨는 백신 접종 찬성자다. 화이자 접종 승인을 기다릴 수 없어 5살짜리 딸에게 지난주 실험 참여차 모더나 백신을 맞히려 했다. 실제 접종은 모더나 측의 일정 변경으로 일주일 뒤로 밀렸다.

그는 “백신을 전적으로 믿는다”며 “백신 접종 효과가 다른 부작용보다 더 크다는 기사를 봤다”고 말했다.

딸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장기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고, 백신 접종 후에는 출생국인 독일을 쉽게 오갈 수 있다는 오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씩씩하게 맞을게요"
“씩씩하게 맞을게요” 지난 5월 하트퍼드 병원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는 어린이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아직 결정하지 못한 부모도 있다.

크리스티나 허낸데즈 윙커·데이비드 윙커 부부는 백신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이 부부는 “우리 애는 조산아로 태어나서 백신이 아이의 면역체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소아과 의사와 면담 후 백신 접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