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사고 계기…영어 능력 강화·정치적 고려도 반영
연방 정부가 상업용 대형 트럭 운전사에 대한 외국인 취업 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했다. 최근 플로리다에서 인도 국적 트럭 운전자가 불법 유턴으로 대형 교통사고를 일으켜 3명이 숨진 사건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2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미국 도로에서 외국인 트럭 운전사들이 늘어나면서 미국인의 생명이 위협받고, 미국인 운전사들의 생계도 악화하고 있다”며 비자 발급 중단 방침을 발표했다.
사고를 낸 운전자는 영어를 하지 못했으며 합법 체류 자격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그가 ‘공무 한정(Official Use Only)’ 구역에서 불법 유턴을 시도하다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파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부터 외국인 운전사들의 영어 미숙이 안전을 위협한다고 주장해왔다. 지난 4월에는 상용차 운전자는 반드시 영어 능력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영어 부족이 유일한 위반 사유일 경우 운행을 중단하지 않도록 했던 기존 규정을 뒤집은 것이다.
숀 더피 교통부 장관은 “이번 사고는 잘못된 결정으로 인한 예방 가능했던 비극”이라며 “운전사 자격 기준 집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연방자동차운송안전국(FMCSA)에 따르면 미국 내 트럭 운전사의 약 16%는 해외 출생자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정치적 포석을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트럭 운전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지지층인 저학력 백인 남성들이 많이 종사하는 직종이기 때문이다.
한편 멕시코 국경 인근 도시 시우다드 후아레스에서는 영어를 배우기 시작하는 트럭 운전자들이 늘고 있어, 외국 노동자들이 정책 변화에 대응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