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방해 뚫고…구글에 노동조합 생겼다

모기업 ‘알파벳 노조’ 설립…200여명 참여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 직원 200여명이 노동조합을 설립했다고 로이터통신이 4일 보도했다.

노조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들은 조합원들로부터 총 보수의 1%씩 회비를 걷어 노조 간부 급료 지원, 각종 행사 개최, 조합원 소송 지원, 파업시 임금 지원 등에 기금을 활용할 계획이다.

또 사측과 당장 임금 및 근로 조건에 대한 협상에 나서는 대신 향후 시위를 대비해 조직을 좀더 정비하는 데 힘을 쏟을 방침이다.

노조위원장인 파룰 카울과 부위원장 츄이 쇼는 이날 뉴욕타임스에 노조 설립을 알리는 기고문을 내고 “우리 노조는 근로자들이 학대나 보복, 차별에 대한 두려움 없이 공정한 임금으로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의 노조 설립은 최근 몇년간 구글 노동자들이 벌였던 전례없는 시위가 기반이 됐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구글은 정보통신(IT) 업계의 ‘꿈의 직장’ 중 하나로 꼽혀온 회사이지만 최근에는 노사 갈등으로 더 주목을 받았다.

수천명의 구글 직원들은 사내 성희롱 문제에 대한 회사의 대처, 미 국방부와의 협력사업 정당성 문제 등을 놓고 사측을 공개 비판해왔고 이런 갈등은 종종 시위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10월에는 구글이 직원들의 노조 준비 활동을 방해하려고 직원들의 컴퓨터에 ‘엿보기’ 프로그램을 몰래 설치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또 사내 민감한 정보를 외부에 폭로한 직원들이 보복성 해고를 당하는 등 구글이 사내 비판론자를 억압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IT 업종은 다른 분야에 비해 노조 활동이 활발하지 않고 근로자들의 시위나 파업도 드물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구글 직원들의 시위는 이례적인 것으로 여겨졌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구글의 인사담당자인 카라 실버스타인은 “우리 직원들은 우리가 지원하는 노동권을 보호받고 있다”며 “하지만 그동안 계속해왔듯이 우리는 모든 직원들과 직접적으로 관계를 유지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알파벳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