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종에도 사망률 최저…”면역력 증가 덕”

위중증 환자 사망률 작년 4분의 1 수준…”더 떨어지긴 어려울 듯”

로스앤젤레스 도심 버스 안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시민들
로스앤젤레스 도심 버스 안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시민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하위 변이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면역력이 상승해 코로나19 사망률은 팬데믹(전염병의 대유행)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사망률은 2020년 초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일부 기관에서는 코로나19 위중증 환자의 사망률이 작년 여름보다는 3분의 1로, 같은 해 12월보다는 4분의 1로 낮아졌다고 추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망자 감소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가진 위험성이 약해졌기 때문이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면역력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겨울 오미크론 변이 유행으로 약 20만명이 코로나19에 걸려 사망하는 등 미 전역에서 상당한 인구가 감염을 경험하면서 자연적으로 몸속에 코로나19를 방어할 면역력을 갖추게 됐다는 것이다.

애리조나대에서 공중보건을 연구하는 조 제럴드 교수는 “자연 감염과 백신 접종의 결합으로 지역사회 내 면역력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며 “백신을 접종한 적이 없거나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없었던 많은 사람이 지난 1월부터 3월 초까지 오미크론에 감염됐다”고 설명했다.

브라운대 응급의학과 메건 라니 교수는 “전반적으로 현재의 코로나19 감염자들이 지난겨울 감염자보다는 훨씬 덜 아프다”며 “나이가 많거나, 백신을 맞지 않거나, 면역이 억제된 사람들을 제외하면 코로나19가 거의 다른 질병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 사망자 가운데 고령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보다 더 높아졌고, 백신 미접종자의 사망 비율은 여전히 접종자보다 훨씬 높다.

면역력이 떨어지고 기존의 면역체계를 회피하는 신종 변이가 기승을 부릴 경우 고령자 등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위중증에 빠지는 경우가 늘 수 있다.

전염병 전문가인 아브라 카란 스탠포드대 교수는 “백신 접종 후 시간이 점점 길어질수록 면역반응의 효과도 줄어들 것”이라며 “우리는 올해 말 (코로나19의 확산에) 허를 찔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봄부터 전파력이 더욱 강해진 오미크론 하위 변이가 확산하면서 나이가 많거나, 질병이 있거나, 백신 면역력이 떨어진 고위험군이 위험에 노출되고 있지만, 정부의 백신 부스터샷(추가접종) 정책이 정체기를 맞아 사망자가 여기서 더 줄어들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NYT는 부스터샷이나 코로나19 먹는 치료제에 대한 지역별 접근성 차이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흑인과 히스패닉의 부스터샷 접종률은 백인보다 낮은 상태이고, 1차진료 의사가 없거나 약국에서 멀리 떨어져 사는 환자도 먹는 치료제 처방에 애로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우스 플로리다대 제이슨 살레미 교수는 “코로나19 환자 입원 건수가 전국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사망자가 점차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남부의 여러 주처럼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