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팟, ‘무선이어폰의 왕’ 옛말?

애플 올해 시장점유율 50%→35% 하락 전망

판매량은 늘어…중국 저가 브랜드, 삼성 선전

무선 이어폰 시장이 점차 커지고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에어팟’을 앞세워 무선 이어폰 시장을 개척한 애플의 시장 점유율이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블룸버그 통신은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조사를 인용해 애플의 올해 에어팟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3분의 1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 점유율은 하락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자료에 따르면, 애플의 올해 에어팟 판매량은 8200만대를 기록해 지난해 61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올해 무선이어폰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35%로 하락했다. 지난해 애플의 무선이어폰 시장 점유율은 약 50%에 달했던 것에 비해 약 15%포인트(p) 떨어진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와 중국 브랜드 등 경쟁업체들이 무선 이어폰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영향이다. 애플로서는 자신들이 확장시킨 무선 이어폰 시장에서 장악력이 떨어지게 된 것.

실제로 중국 업체인 라이퍼텍의 무선이어폰 ‘테비’는 90달러(약 11만원)의 가격에 에어팟보다 더 좋은 착용감과 음질을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중국의 음향기기 업체인 원모어의 무선이어폰은 180달러(약 21만원)에 에어팟 프로보다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기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에어팟 프로의 가격은 32만9000원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ANC 기능을 탑재해 출시한 ‘갤럭시 버즈 라이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갤럭시 버즈 라이브의 가격도 19만8000원으로 에어팟 프로보다 저렴하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 버즈 라이브는 출시 후 2주 만에 30만대가 팔려 최단기간 30만대를 돌파한 무선이어폰이 됐다.

갤럭시 버즈 라이브의 출시로 탄력을 받은 삼성전자의 올해 무선이어폰 판매량은 당초 800만대였으나 170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리즈 리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중국과 미국의 중저가 브랜드들이 무선 이어폰 시장에서 (애플로부터) 점유율을 빼앗아가고 있다”며 “갤럭시 버즈 라이브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삼성의 투자 확대로 애플과 삼성의 격차는 더욱 좁혀져 올 하반기 더욱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삼성이 중저가 모델부터 프리미엄 모델까지 최소 2~3가지의 모델을 출시한다면 더 많은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들의 구매를 촉진시킬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애플의 무선 이어폰 ‘에어팟 프로’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