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대란 현실화, 유가 100달러 이상 될 수도”

CNBC “생산량 동결 속 겨울 다가오며 급등 조짐”

글로벌 에너지 대란 조짐이 보이고 있는 가운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수도 있다고 경제전문 매체 CNBC가 5일 보도했다.

한 석유 전략가는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겨울이 다가오고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그 동맹국들이 현 수준으로 생산량을 동결함에 따라 국제 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OPEC+와 러시아 등 석유수출국들은 올해 유가가 50% 급등한 후 미국과 인도 등으로부터 증산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 4일 11월에 하루 40만 배럴 증산키로 한 기존의 협정을 고수키로 합의했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경제가 타격을 받은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며 원유생산을 늘리지 않았다.

JTD 에너지 서비스의 수석 전략가인 존 드리스콜은 “OPEC+의 결정은 현재 진행중인 에너지 위기를 고려치 않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절기가 다가오고 있으며, 겨울에 북극 한파가 몰려오는 등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며 “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영국은 주유대란이 발생하는 등 이미 에너지난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날씨와 기후 변화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유가는 OPEC+가 현 수준으로 생산량을 동결함에 7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11월 인도분 선물은 전장 대비 1.31달러(1.7%) 상승해 배럴당 78.93달러를 기록했다. 북해 브렌트유 12월물은 1.30달러(1.6%) 뛰어 배럴당 82.56달러로 마감했다.

WTI는 나흘 연속 올라 7년 만에 최고를 경신했고, 브렌트유 역시 엿새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3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유가뿐만 아니라 천연가스, 석탄 가격 등 모든 연료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유럽의 천연가스 벤치마크인 네덜란드 TTF의 11월 선물은 이날 런던거래소에서 메가와트시당 118 유로에 거래됐다. 이는 전거래일 대비 19% 폭등한 것이며, 사상최고치다. 이로써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연초 대비 400% 폭등했다.

세계 석탄 가격의 기준이 되는 호주 뉴캐슬 발전용 석탄 가격은 연초 대비 140% 이상 급등해 톤당 200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고치다.

오클라호마주의 원유 저장고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