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도 자기복제…수컷없이 유전적으로 99.9% 같은 새끼 낳아

홀로 동물원 생활한 18세 악어 ‘단성생식’ 확인

상어·뱀·새 사례…멸종위기·개체급감 때 발동

암컷 악어가 수컷 악어 없이 스스로 임신해 알을 낳은 자기복제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고 7일 영국 BBC가 보도했다.

이날 영국 왕립학회가 발행하는 ‘바이올로지 레터스'(Biology Letters)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악어는 2018년 1월 중미 코스타리카 렙틸라니아 동물원에서 알을 낳았다.

이 악어는 2살 때부터 거의 일생을 다른 악어들과 분리된 채 지냈는데, 18살이 된 해에 알을 낳은 것이다. 새끼는 완전한 형태로 발달했지만 부화하지는 못했다.

단성 생식은 암컷이 수정하지 않고 배아를 형성시키는 방식을 뜻한다.

다만 부스 박사는 “우리는 상어, 새, 뱀, 도마뱀 등에서 이러한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며 “놀랄 만큼 흔하고 널리 퍼진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악어류에서 비교적 늦게 단성 생식이 발견된 이유도 사람들이 사례를 찾을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사람들이 애완 뱀을 기르면서부터 단성 생식에 대한 보고가 크게 늘었다”며 “하지만 파충류를 사육하는 사람들이 악어를 기르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부스 박사는 단성생식이 가능한 종이 개체수 감소와 멸종위기에 처하며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단성생식이 매우 다양한 종에서 발견되고 있다는 점에 비춰 먼 조상 격인 공룡이 단성생식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