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인성이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게 됐다”

‘트럼프 앙숙’ CNN 첫 예측…출연 정치평론가 감격의 눈물

11·3 대선 이후 나흘째 선거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유권자들이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는 가운데 CNN 방송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승리를 예측한 첫 언론사가 됐다.

반면 친트럼프 성향의 보수 뉴스 채널인 폭스뉴스는 주요 매체 중 가장 늦게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예상해 대비를 이뤘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 “CNN이 조 바이든의 (당선) 판정을 가장 먼저 내렸고 폭스뉴스는 마지막이었다”라고 보도했다.

CNN은 이날 오전 11시 24분(미 동부시간 기준) 바이든 후보가 당선됐다고 처음 보도했다. NBC, CBS, ABC 방송과 AP 통신이 뒤이어 같은 소식을 전했다.

폭스뉴스가 바이든 후보의 당선 소식을 내보낸 것은 CNN 보도가 나온 지 16분 뒤인 오전 11시 40분이었다.

하지만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이번 대선 보도에서 가장 과감하게 앞서 나간 곳은 폭스뉴스와 AP 통신이었다. 개표가 완료되지 않아 다른 매체들은 모두 여전히 경합주로 분류한 애리조나주에서 바이든 후보가 승리했다고 선언한 매체들이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들 두 매체만이 이날 오전까지 바이든 후보가 26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었다. 다른 언론사들은 모두 253명을 확보한 것으로 전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폭스뉴스와 AP는 이 판정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부 데이터 전문기자들로부터 너무 성급한 판단을 내렸을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았고 그 바람에 신중 모드로 돌아서야 했다고 NYT는 전했다.

CNN은 이날 “4일간의 긴장된 나날 끝에 우리는 이 선거의 역사적 순간에 도달했다”며 “CNN은 조 바이든이 미국의 46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고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과 앙숙 관계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자주 ‘가짜 뉴스의 온상’이라는 공격을 받아왔다. CNN 백악관 출입기자는 기자회견 중 트럼프 대통령과 설전을 벌이다 출입 정지를 당하기도 했다.

CNN에 출연하는 정치평론가 겸 변호사로 오바마 정부에서 특별고문을 맡기도 한 밴 존스는 이날 생방송에서 바이든의 승리에 감격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흑인인 존스는 승리 판정 뒤 생각을 묻는 앵커의 질문을 받자마자 목이 멘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오늘 아침에는 부모가 되기가 더 쉽다. 아빠가 되기가 더 쉽다. 아이들에게 인성이 중요하다고 말하기가 더 쉽다. 진실이 중요하다고,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기가 더 쉽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존스는 또 지난 5월 백인 경찰관에게 체포당하는 과정에서 과잉 제압으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남긴 ‘숨을 쉴 수가 없다’는 발언을 인용한 뒤 “그것은 조지 플로이드만이 아니었다. 숨 쉴 수가 없다고 느낀 많은 사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 차별주의를 공공연히 드러내는 일을 용납할 수 있는 일로 만들었고 그의 재임 기간 가족의 안전을 염려했다고 전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CNN센터 건물. [EPA=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