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표적 삼은 인종차별 혐오범죄 규탄”

범한인 대책위원회, 사법당국의 공정한 수사 촉구

“코로나19보다 혐오 범죄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커”

한인회관서 열려 했지만 무산…한인회장도 불참

애틀랜타 지역 한인단체들은 지난 16일 애틀랜타 스파 총기 난사사건으로 한인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이 희생된 사건과 관련, 사법당국의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18일 조지아한인상공회의소와 동남부한인회연합회, 동남부한인외식업협회, 한미위원회(KAC) 애틀랜타지회 등 한인 단체들은 애틀랜타 아시안 대상 범죄 범한인 대책위원회(추진위원장 김백규)를 발족하고 아시안 증오범죄 중단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김백규 추진위원장은 “총격범이 살해한 희생자의 대부분은 아시안 여성이며 사건 장소는 아시안이 운영하는 업소였다”면서 “하지만 일부 경찰과 수사기관은 이번 사건이 아시안을 향한 혐오범죄라고 단정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성명을 통해 총격범의 성중독에 초점을 맞춰 혐오범죄가 아니라고 몰고가는 수사당국과 언론에 문제를 제기하고 이번 사건은 명백히 아시안을 표적으로 삼은 인종차별 혐오범죄라고 규정했다.

성명은 또한 “이들은 이번 비극적 사건을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 벌인 불행한 일 정도로 말하고 있다”며 ” 심지어 경찰은 전날 브리핑에서 용의자의 성중독 가능성을 언급하며 어제는 그에게 정말 ‘나쁜 시간’이었다”고 전했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우리는 이러한 입장을 규탄하며, 이번 사건은 명백히 아시안을 표적으로 삼은 인종차별 혐오범죄”라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체포된 총격범은 두렵지 않지만 우리는 차별받고 소외되며 경찰 및 정부에 외면당하는 사태가 우려된다”면서 “이제 코로나에 대한 공포보다는 혐오 범죄에 대한 두려움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지아주 한인 커뮤니티가 이 같은 두려움에 직면하고 있다며 우리는 조지아 주민이자 성실한 납세자로 범죄와 폭력으로부터 안전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한인 커뮤니티가 두려움에 직면하고 있으며, 아이들은 폭력이 무서워 외출을 꺼리고 있다”며 “우리는 이곳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대책위는 신속·공정한 수사 결과 발표, 특히 인종·국적·성별에 따른 혐오 범죄 여부를 명백히 밝혀 연방·주법으로 처벌할 것을 주장하고 아시안 및 유색인종이 안심하도록 안전 조치를 취하며, 아시안 비즈니스 및 주거지역에 대한 경찰 추가배치와 순찰 강화를 촉구했다.

또한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의 한인, 아시안 커뮤니티와 최대한 협조해 수사하는 한편 피해자들의 문화·정신·언어적 어려움을 감안해 최대한 적절한 보호 및 지원조치를 취할 것 등을 강력히 촉구 했다.

마지막으로 대책위는 “피해자를 추모하고 유족들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전하며 우린 피해자를 지원할 준비가 됐으며 이를 위해 다른 커뮤니티의 동참을 기다린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에는 애틀랜타총영사관을 비롯해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남부지회, 동남부 베트남전쟁 참전용사회, 동남부한인외식업협회, 동남부한인회연합회, 미주조지아뷰티협회, 미주한인재단, 민주평통 애틀랜타협의회, 아시안아메리칸리소스센터, 애틀랜타조지아한인상공회의소, 애틀랜타한국학교, 애틀랜타한인교회협의회, 애틀랜타한인목사회, 월드옥타 애틀랜타지회, 조지아애틀랜타뷰티협회, 조지아한인식품협회, 한인범죄예방위원회 등이 참석했으며 한인 언론사를 비롯해 AJC, 뉴욕타임스 등 주류 언론사 다수가 취재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30여명이 모인가운데 둘루스의 한 식당에서 진행됐다. 한 단체장에게 “모임의 성격상 한인회관에서 했으면 좋지 않았겠느냐”는 질문에 “한인회장과 접촉을 했지만 연락이 없었다”고 안타까워했다. 특히 한인들을 위한 자리에 애틀랜타 한인회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윤수영 기자 yoon@atlanta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