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에 요동치는 대선…바이든 승기 잡았다

고졸 이하 백인 유권자의 트럼프 지지 하락세

“트럼프 선동, 백인 지지 이끌어내는 데 실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와 경제 침체 그리고 미 전역으로 확산된 ‘흑인 사망’ 항의 시위라는 잇단 대형 악재로 재선 도전에서 힘겨운 승부를 벌이고 있다.

◇ 트럼프 대통령 백인 지지율 하락

뉴욕타임스(NYT)는 9일 정치전문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순지지율(지지율-비지지율)은 투표 의사가 있는 유권자들 사이에서 지난 4월 15일 -6.7%에서 최근 -13.2%로 하락했다고 전했다.

또 지난달 15일 이후 실시된 6곳의 대선 지지 후보 여론조사에선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평균으로 10%포인트(p) 정도 앞서는데 이는 3월 말~4월 초 조사 때보다 4%p 정도 확대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여성에서 두드러졌다. 바이든 후보는 25%p 앞섰는데 4년 전 마지막 여론 조사 때의 14%p보다 격차가 커졌다. 남성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6%p 이기는 것으로 나왔는데 이는 4년 전(5%)과 거의 유사한 수준이다.

특히 고졸 이하 백인 유권자 층에서 나타난 트럼프 대통령의 하락세는 주목할 만하다. 이 범주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31%p 앞섰다가 현재는 21%p로 격차가 줄었다. 앞서 4년 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29% 이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바이든 후보는 고졸 이하 백인 유권자들로부터는 평균 37%의 지지를 받았다. 바이든 후보가 백인 대졸 유권자들로부터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수치는 그에게 대통령직을 보장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라고 NYT는 진단했다.

백인 대졸 유권자 층에서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20%p 앞서는데 이는 4%p 높아진 것이다. 4년 전과 비교하면 8%p 오른 수준이다. 청년층(18~34세)에선 바이든 후보가 22%p 앞서는데 지난 봄 조사 때보다 6%p 상승했다.

◇ “백인들의 적극적 시위 참여 수십년만”

NYT는 대선까지 남은 5개월 내에 미국의 정치 환경이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면서도 “만약 4년 전처럼 대선 레이스가 트럼프 대통령 쪽으로 흘러가면, 그는 아슬아슬한 승리를 거머쥘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은 전체 득표수보다 선거인단에서 그리고 등록유권자보다 투표 의사가 있는 유권자에서 상대적 강점을 갖고 있다면서, 이는 재선을 위해서 어느 곳에서나 10%p 정도 앞서야 할 필요가 없으며 2016년 때처럼 평균 5%p 뒤지더라도 기회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NYT는 “하지만 지금으로선 이러한 요인들이 결정적 역할을 하기엔 격차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오늘 선거가 치러진다면, 백인 유권자 그중에서도 고졸 이하 층에서의 강세 덕분에 선거인단제도는 바이든에게 심각한 장애물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백인 유권자 층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해선 ‘흑인 사망’ 항의 시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대응에 대한 불만 때문일 수 있다며 여론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WP와 SSP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트 대통령의 시위 대응이 적절했다고 보는 국민은 35%에 불과했다. 74%는 시위를 지지했다. 백인 응답층에선 적절했다는 대답이 39%로 전체 수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또 시위 지지 백인도 69%에 달했다.

WP는 백인 유권자 지지율 하락과 시위 대응 간의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설명할 순 없지만 “최소한 트럼프 대통령의 선동이 이들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 실패했다는 점은 합리적으로 추론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여러 흑인 정치인들과 사회운동가 그리고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많은 미국 백인들이 (흑인들에 대한) 자신들의 편견에 대해 생각하고 (시위에) 적극 나서는 것을 본 것은 수십년 만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