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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한국에 ‘타호’ 주차공간 있을까?

쉐보레 초대형 SUV 한국 상륙…”차박족·캠핑족 모여라”

차체크기, 적재공간 ‘압도적’…트레일링, 오프로드 ‘척척’

쉐보레 ‘타호’. © 뉴스1

초대형 SUV ‘타호’가 드디어 국내에 상륙했다. 미국 FBI 등 경호차량으로 익숙한 타호는 1994년 출시 이후 미국 대형 SUV 가운데 누적 판매량 1위(지난해 기준)에 오른 모델이다. 지난해에는 미국 대형 SUV 중 유일하게 1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한국에서도 타호는 소비자들이 먼저 출시를 요청할 만큼 기대가 큰 모델이다. 마니아층으로부터 상당한 관심을 끌고 있는 타호를 지난달 31일 ‘쉐보레 드라이빙 캠프 2022 타호’를 통해 만났다.

타호를 타고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경기도 양지파인리조트 일대를 왕복하며 약 90㎞를 달렸다. 약 3㎞의 오프로드 코스와 1㎞의 트레일링 코스도 포함됐다.

시승에 앞서 만난 타호는 ‘초대형 SUV’ 그 자체였다. 웅장한 차체 크기에 압도되는 느낌 마저 들었다. 타호의 전장은 5350mm, 전폭은 2060mm, 전고는 1925mm다. 캐딜락의 에스컬레이드와 같은 플랫폼이다.

한국에 첫 출시된 타호지만 외관 디자인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모습이다. 웅장한 갈바노 크롬 그릴와 양각으로 새겨진 대형 크롬 하이컨트리 로고는 우아함을 더했다. 전면에 새롭게 디자인된 LED 헤드램프와 테일램프도 눈에 띄었다.

쉐보레 ‘타호’. © 뉴스1

실내는 그야말로 ‘광활’하다. 국내에 출시된 타호는 7인승 모델이다. 보통 7인승으로 출시돼도 7명이 모두 탑승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나 타호는 예외다. 몸집이 큰 성인 남성 7명이 모두 타도 넉넉할 정도다. 타호는 이전 세대 대비 125mm 길어진 3071mm 휠베이스를 기반으로 1067mm나 되는 2열 무릎 공간과 866mm의 3열 무릎 공간을 확보했다.

타호의 진가는 2열과 3열 시트를 모두 접었을 때 드러난다. 타호의 기본 적재 공간은 722리터, 2열까지 모두 접었을 때는 3480리터에 달한다. 버튼 하나로 간단하게 2열과 3열 시트를 접을 수 있다. 시트를 모두 접으면 성인 남성 2명이 모두 누워도 넉넉한 공간이 생긴다. 별도의 평탄화 작업도 필요 없어 차박족에게 안성맞춤이다.

다만 실내 디자인은 버튼식 조작이 많아 다소 ‘올드’하다. 기어 변경은 물론 에어컨 등의 온도 조절도 버튼식이다. 그렇다고 불편하다는 것은 아니다. 타호는 운전석에 12인치 컬러 LCD 클러스터와 15인치 대형 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장착해 편의성을 높였다. 센터페시아에는 10.2인치 고해상도 컬러 터치스크린이 적용됐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케이블 연결 없이 무선으로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1열 헤드레스트 뒤에도 터치 스크린을 탑재, 2열과 3열에서도 미디어 환경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타호에 대한 감상을 마치고 본격 주행을 시작했다. 자동으로 나오는 사이드 스텝을 밟고 올라타 시동을 걸자 우렁찬 배기음이 반겼다. 차체 크기가 압도적으로 큰 만큼 혹시 주행에 어려움이 있진 않을까 걱정했으나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타호는 커다란 덩치와는 달리 날렵한 주행 성능을 자랑했다. 차고가 높아 시야 확보도 좋았다.

타호는 도심에서는 차체 크기를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편안하게 주행했다. 도심을 빠져 나와 고속도로에 올라타 속도를 내자 타호는 강인한 힘을 발휘했다. 고속 주행 초반에는 육중한 몸체에 ‘무겁다’는 느낌이 들었으나 일정 속도에 오르자 타호는 주저 없이 강하게 달렸다. 타호에는 6.2L V8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최대 출력은 426마력, 최대 토크는 63.6kg.m이다. 운전 내내 저속에서는 잔잔하게, 고속에서는 우렁차게 들리는 배기음 역시 매력적이었다. 다만 풍절음은 조금 신경 쓰이는 수준이었다.

타호에는 대형 SUV에서 흔히 발생하는 진동과 롤링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1000분의 1초 단위로 노면을 스캔하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 기능이 장착됐다. 이에 따라 어떤 노면 상황에도 그에 맞는 주행성능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캠핑용 트레일러 끄는 쉐보레 ‘타호’. © 뉴스1

이날 시승에는 3km의 오프로드 코스와 1km의 트레일링 코스 구간도 포함됐다. 오프로드 코스는 양지파인리조트의 스키 슬로프에서 진행됐다. 타호는 주행모드를 ‘오프로드’로 바꿔 차체 높이를 최소 25mm에서 50mm까지 높일 수 있다. 오프로드 모드로 전환하자 타호는 자갈 등으로 울퉁불퉁한 오프로드 코스에서 안정적인 주행을 제공했다. 전날 내린 비로 생긴 진흙길에서도 타호는 커다란 차체를 무기로 중심을 잡아냈다. 특히 ‘힐 디센트 컨트롤’ 기능을 활성화하자 상당히 가파른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를 잡지 않아도 미끄러지지 않았다.

타호는 10m가 넘는 캠핑 트레일러도 무리 없이 끌었다. 타호의 최대 견인력은 3402kg이다. 이날 3톤이 넘는 트레일러를 끌고 약 1km 구간을 운전했는데 타호는 내리막과 오르막 모두에서 안정적으로 주행했다. 보통 대형 트레일러를 끄는 경우 ‘밀린다’는 느낌이 든다고 하는데, 타호에서는 거의 느끼지 못했다.

이는 타호가 어댑티브 에어 라이드 서스펜션을 통해 자동으로 차체 높이를 조절하기 때문이다. 무거운 짐을 싣거나 트레일러를 견인할 때 차량의 쏠림에 따라 수평으로 자동 조절해 편안하고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다.

타호에는 각종 안전사양도 탑재됐다. 7개의 에어백은 물론 전방 보행자 감지 및 제동 시스템, 360도 디지털 서라운드 비전 카메라,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후측방 경고 시스템, 차선변경 경고 시스템, 운전석 햅틱 경고 시스템 등이 장착됐다.

쉐보레 ‘타호’. © 뉴스1

압도적인 차체에 넉넉한 적재공간, 여기에 강인한 힘까지 갖춘 타호는 차박과 캠핑족에게 최적의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9000만원이 넘어가는 가격은 아쉽다. 타호는 국내에 하이컨트리 최상위 트림만 단일 출시한다. 하이컨트리의 가격은 9253만원이다. 다크 나이트 스페셜 에디션을 적용하면 가격은 9363만원으로 뛴다.

국내 협소한 주차 공간 등을 고려했을 때 사실 타호를 출퇴근용으로 사용하기는 쉽지 않다. 9000만원이 넘어가는 차를 단지 차박과 캠핑, 패밀리용차로만 사용하기 위해 구매할 이들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다. 이에 대해 쉐보레 관계자는 “트림을 여러개로 출시하면 결국 제품 비용에 반영돼 합리적인 가격 설정이 어려워 타깃층을 명확하게 잡았다”며 “타호는 브랜드의 프리미엄화에 기여하는 모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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