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 크기 ‘나노 카멜레온’ 학계 보고

몸통 13.5㎜ 수컷, 마다가스카르 숲서 암컷과 함께 발견

마다가스카르 북부에서 손톱 크기의 초미니 카멜레온 종이 새로 발견돼 학계에 보고됐다.

이 카멜레온은 몸통 길이가 13.5㎜에 불과하고 꼬리까지 합쳐도 22㎜밖에 안 돼 약 1만1천500종의 파충류 수컷 중에서는 가장 작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독일 ‘바이에른 주립 자연과학 박물관'(SNSB)에 따르면 SNSB 산하 뮌헨 주립동물원(ZSM) 과학자들이 참여한 국제 연구진은 마다가스카르 북부 현장 탐사 중 ‘세계에서 가장 작은 파충류’ 타이틀에 도전할 수 있는 이 카멜레온 종을 발견했으며, 관련 연구 결과를 ‘네이처’의 개방형 정보열람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를 통해 발표했다.

이 카멜레온에는 ‘브루케시아 나나'(Brookesia nana)라는 학명이 부여됐다.

연구팀은 주변에서 몸통 19㎜에 꼬리까지 합하면 29㎜인 수컷보다 큰 암컷을 발견했으나 이들 외에 다른 개체는 찾아내지 못했다.

논문 제1저자인 ZSM 파충류 큐레이터 프랑크 글라브 박사는 “수컷 나노 카멜레온은 모든 ‘양막류’ 중에서 가장 작다”고 했다. 양막류는 배(胚) 발생 중 이를 싸는 양막(羊膜)이 존재하는 척추동물로, 파충류 이외에 조류, 포유류도 포함돼 있다.

연구팀은 마이크로 컴퓨터 단층촬영(CT)을 통해 암컷의 배에서 두 개의 알을 발견, 성체라는 것을 확인했다.

수컷은 성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한 쌍으로 된 생식기(hemipenes)의 크기를 51종의 다른 카멜레온 종과 비교했으며, 그 결과 몸통의 18.5%에 달해 비교대상 중 다섯 번째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몸통 대비 생식기가 가장 큰 카멜레온 종은 브루케시아 투베르큘라타(B. tuberculata)로 몸통의 약 3분의 1에 달했다.

연구팀은 몸집이 큰 카멜레온 종에서는 수컷이 암컷보다 크지만 나노 카멜레온과 같은 작은 종에서는 수컷이 암컷보다 작아 성공적인 짝짓기를 위해 상대적으로 큰 생식기를 갖게 된 것으로 설명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마다스카르의 안타나나리보대학 파충류학자인 안돌랄라오 라코토아리슨 박사는 “마다가스카르에는 가장 작은 영장류를 비롯해 극단적으로 작아진 척추동물이 많이 있다”면서도 B. 나나가 작아진 이유는 아직 미스터리로 남아있다고 했다.

작은 섬에 사는 동물의 크기를 작게 만드는 ‘섬 효과’로 일부 카멜레온 종의 몸집이 작아지기는 했으나 B. 나나는 마다가스카르 본섬의 산악지대에 살아 섬 효과로는 설명이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나노 카멜레온의 근연종이 비슷하게 작은 몸집을 가진 B. 미크라(B. micra)가 아니라 두 배 가까이 큰 B. 카르케이(B. karchei)라는 점은 작은 몸집이 계통과 관계없이 환경에 따라 독립적으로 적응하는 수렴 진화의 결과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나노 카멜레온 B. 나나
[Frank Glaw/ SNSB/Z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