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생일 식사하려고 할아버지 집에 맡겼는데…

사우스캐롤라이나 총격 사건, 뇌진탕 고통받던 풋볼선수 소행

주치의였던 유명 의사 부부 가족 등 5명 사망…범행동기 조사

지난 7일 오후 사우스캐롤라이나시 록힐시에서 발생한 일가족 총격 피살사건(본보기사 링크)의 용의자가 선수 시절 입었던 뇌진탕 등 머리 부상으로 고통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과 ESPN 등에 따르면 용의자 필립 애덤스는 애틀랜타 팰컨스 등 NFL팀에서 코너백으로 뛰다 뇌진탕과 발목 골절 등 여러 부상을 당해 선수생활 5년만에 은퇴했다. ESPN과 인터뷰한 애덤스의 선수시절 동료들은 “술도 일절 마시지 않았으며 집착이라고 할만큼 깔끔하고 주변을 정리하는 버릇이 있었다”고 말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립대 출신인 애덤스는 이후 고향으로 돌아와 지역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는데 애덤스의 주치의가 바로 이번에 피살된 로버트 레슬리(70) 박사이다. 레슬리 박사는 록힐시에 2곳의 응급병원을 세운 인물로 샬럿 옵저버 신문에 매주 의학칼럼을 기고해온 유명한 의사이다.

애덤스는 레슬리 박사 부부와 9살 외손녀와 5살 외손자를 살해했으며 에어컨을 고치기 위해서 주택 외부에서 작업을 하던 2명의 HVAC 업체 직원들에게도 총격을 가해 제임스 루이스(39)씨를 살해하고 다른 1명에게는 중상을 입혔다.

특히 2명의 외손주들은 인근에 거주하는 레슬리 박사의 아들 부부가 부부만의 생일 만찬을 위해 잠시 할아버지 집에 맡겼다가 변을 당해 안타까움을 낳고 있다.

박상근 전 연합회장

지난 1977년 록힐시에 이주해 44년간 태권도장을 운영해오며 수많은 지역봉사와 도네이션으로 ‘록힐의 그랜드마스터’로 불리는 박상근 전 동남부한인회연합회장은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처음 이주했을 때만 해도 KKK단원 등에 의한 인종차별이 많았던 전형적인 남부의 소도시였지만 지금은 우리 도장으로 인해 한국과 아시아계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고 록힐을 소개한 뒤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충격적인 사건이어서 모두가 놀라며 조의를 표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박 전 회장은 “피해를 당한 레슬리 박사는 성품도 좋고 지역사회를 위해 많은 일을 해 존경받는 인물이었다”며 안타까워했다. 박 전 회장에 따르면 록힐은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있지만 대도시인 노스캐롤라이나 샬럿 다운타운과 20분 정도의 거리여서 샬럿의 교외지역으로 불리고 있다.

이상연 대표기자

사우스캐롤라이나 총격사건을 수사중인 경찰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