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미국 반도체 공장, 건설에만 89억불 지역 파급효과

오스틴 투자 계획 경제효과 분석 보고서…”건설중 일자리 2만개 창출”

삼성전자 “오스틴 세금감면 등 혜택 없으면 뉴욕·애리조나·한국 검토”

삼성전자가 검토 중인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 투자가 공장 건설에서만 지역사회에 10조원 규모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낸다는 분석이 나왔다.

조 단위로 이뤄지는 대규모 반도체 시설 투자는 고용 창출과 부가가치 등을 통해 지역사회에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편인데, 삼성전자는 이 같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투자 후보지와 세금 혜택 등을 협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유력 후보지로 꼽히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 외에도 뉴욕과 애리조나, 한국 등에서 입지조건과 시장 접근성을 고려해 최종 투자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 주 정부 재무국(Texas Comptroller of Public Accounts)에 제출한 투자의향서에서는 현지 컨설팅 회사 ‘임팩트 데이터소스'(Impact DataSource)가 분석한 경제적 파급효과 보고서가 첨부됐다.

임팩트 데이터소스는 삼성전자의 오스틴 파운드리 투자 계획인 ‘실리콘 실버’ 프로젝트가 공장 건설 과정과 향후 20년간의 시설 가동을 나눠 지역사회에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추산했다.

이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전체 투자금 170억 달러(약 19조원) 중 50억6900만 달러가 공장과 부동산에 사용되고, 99억3100만 달러가 파운드리 사업 관련 설비·장비 구매에 사용된다.

공장 건설 과정에서 40억5500만 달러(약 4조5000억원)가 직접적으로 건설사와 설계사 등 지역사회 제조업 매출에 유입될 것으로 계산됐다.

그 외에도 대규모 건설 과정에서 제조업 뿐 아니라 유통과 물류, 소비 등 간접적인 파급효과까지 고려하면 공장 건설 중 지역사회에서 총 89억 달러(약 10조원)의 경제 활동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또한 공장 건설 과정에서 총 1만9873개의 일자리가 생기고, 이들에 대한 봉급은 총 46억 달러(약 5조2000억원) 규모일 것으로 계산됐다.

임팩트 데이터소스는 오스틴 반도체 공장이 가동할 경우 일자리와 세수 등을 통해 향후 20년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적 효과와 세금도 계산했다.

직·간접적으로 총 86억 달러(약 9조7000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하고, 2천973개의 정규 일자리, 이들에 대한 봉급으로 73억 달러(약 8조2000억원)가 지급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오스틴시는 판매세와 재산세, 임직원 소비 등을 통해 향후 20년간 12억 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순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임팩트 데이터소스는 분석했다.

이 같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삼성전자는 향후 20년간 8억550만 달러(약 9000억원)의 세금감면 혜택을 달라고 지방정부에 요청했다.

삼성전자는 이 문서에서 텍사스 오스틴 뿐 아니라 미국 애리조나와 뉴욕, 삼성 본사가 있는 한국 등을 반도체 사업 신규 투자를 위한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기술자들의 접근성과 기존 반도체 제조 생태계, 시장과의 거리, 공적·사적 파트너십 등 네 가지 기준으로 후보지를 평가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텍사스의 높은 세금이 고려 요소”라며 “개선이 없다면 프로젝트를 애리조나나 뉴욕, 한국에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기존 반도체 공장이 있는 텍사스 오스틴에 170억 달러(약 19조원)를 투자해 700만 제곱피트(약 6500만㎡) 규모로 새 반도체 공장을 증설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투자가 확정될 경우 올해 2분기 착공해 2023년 4분기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여러 후보지를 검토 중이고, 최종 결정 시기도 가늠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최근 삼성전자는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보유 재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전략적으로 시설 투자를 확대하고 M&A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대만 TSMC를 제치고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1위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삼성전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