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전자전’…타이거 우즈 11세 아들 ‘완벽 이글’

우즈 부자, 가족 이벤트 첫날 6위…쿠처, 아들과 14언더파 선두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5·미국)의 11세 아들 찰리가 아빠와 함께 나선 이벤트 대회에서 멋진 이글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9일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리츠 칼턴 골프클럽(파72)에서 개막한 PNC 챔피언십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끈 출전자는 가장 나이가 어린 찰리였다.

아들 찰리의 샷 지켜보는 우즈 [AP=연합뉴스]

PNC 챔피언십은 메이저대회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자 20명이 가족과 짝을 이뤄 출전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이벤트 대회인데, 그간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우즈가 올해 찰리와 출전하기로 하면서 개막 전부터 관심을 끌었다.

찰리는 2009년 우즈와 전 부인 엘린 노르데그렌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우즈와 노르데그렌은 2010년 8월 이혼했다.

우즈는 찰리를 골프 선수로 키울지에 대해 “찰리의 생각에 달렸다”며 유보하는 태도를 보인 바 있다.

그러나 찰리가 8월 지역 주니어 대회에서 우승한 사실이 알려지고, 우즈를 닮은 여러 면모가 부각되면서 대중 앞에서 처음으로 기량을 펼쳐 보이게 된 이번 대회 출전도 주목받았다.

찰리의 ‘전국 방송 데뷔전’이 된 이날 1라운드에서 우즈 부자는 나란히 보라색 상의에 검은 바지를 맞춰 입고 나와 외형부터 비슷한 모습으로 시선을 모았다.

첫 홀 아빠의 두 번째 샷과 아들의 퍼트로 버디를 합작해 기분 좋게 출발한 ‘팀 우즈’는 3번 홀(파5) 이글로 신바람을 냈다.

특히 이 이글은 찰리가 온전히 스스로 만들어내 아빠 우즈를 비롯한 보는 이들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번 대회는 한 팀의 선수 두 명이 각자 티샷을 하고, 두 개의 티샷 결과 중 더 나은 쪽을 택해 두 명 모두 그 지점에서 다음 샷을 하는 방식인데, 티샷부터 찰리의 것을 택했다.

이어 찰리가 홀까지 175야드를 남기고 과감한 우드 샷을 날렸는데, 공이 그린에 올라가 홀 1m 남짓한 곳에 붙었다.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한 찰리는 퍼트도 직접 해내며 이글을 완성했다.

퍼트를 지켜보고 박수를 보낸 우즈는 아들의 손을 잡으며 기쁨을 나눴고, 입이 귀에 걸릴 듯한 함박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우즈 부자는 4∼7번 홀 연속 버디로 기세를 이어갔고, 9번 홀(파4)에서도 한 타를 줄여 전반에만 8타를 줄였다.

후반 들어서는 다소 주춤했으나 16번 홀(파4)에서 찰리의 예리한 두 번째 샷이 들어갈 뻔하며 또 하나의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이날 10언더파 62타를 친 우즈 부자는 14언더파 58타를 기록한 맷 쿠처(42·미국)와 아들 캐머런(13) 조에 4타 뒤진 공동 6위에 이름을 올렸다.

AP통신 등 외신은 찰리가 우즈의 스윙뿐만 아니라 티샷을 한 뒤 공이 날아가는 중에 티를 뽑아 들거나, 퍼트하고선 공이 홀 쪽으로 굴러가는 동안 발걸음을 옮기는 행동, 그린에서 기다릴 때 서 있는 모습 등이 빼닮았다며 주목했다.

우즈는 경기를 마치고 찰리의 16번 홀 경기에 대해 “완벽한 6번 아이언 샷이었다. 아름다운 스윙을 만들어냈고, 거의 들어갈 뻔했다”며 ‘아들 바보’의 면모를 숨기지 못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아빠라는 점이지만, 찰리와 나 모두 경쟁심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이기고 싶다”고 다음 날 최종 라운드의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