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터샷’ 접종대상 의료진·노인 등 확대

보건당국, “요양원 거주자 포함 시니어에 접종 필요”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을 대상으로 3차 백신 접종을 하는 일명 ‘부스터샷'(추가접종)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앞서 미 보건당국과 의학계, 제약회사 등 관련 업계에선 기존 코로나19 백신 효능이 일반 독감과 같이 시간이 지나면서 떨어진다는 점과 강력한 변이 바이러스 예방에 역부족이라는 각종 연구 결과를 토대로 부스터샷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실제로 올 초 선진국을 중심으로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면서 각국 코로나19 상황이 진전되는 것처럼 보였으나 지난 6월 초 전 세계적인 ‘델타 변이’ 확산세로 다시금 확진자수는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동시다발적으로 폭증하기 시작했다.

이에 미 제약회사 모더나는 자체 연구 결과를 통해 자사 백신 접종 완료 후 6개월간 코로나19 예방률은 93%에 달하지만 여기에는 델타 변이 예방효과는 포함돼있지 않다고 밝히며 3차 백신 접종 필요성을 제기했다.

스테판 호게 모더나 이사회 의장은 15일 폭스 방송에 출연해 “높은 수준의 코로나19 면역 체계를 갖추기 위해선 올가을까지 백신 부스터샷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모더나와 같이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을 사용하는 화이자 역시 앞서 자사 백신 효능이 두 달마다 6%가량 줄어들어 6개월 뒤엔 84%까지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화이자측은 이달 미 식품의약국(FDA)을 상대로 3차 백신 접종 사용 승인을 촉구할 계획이다.

이에 미 보건당국은 이날 기존에 백신 접종완료자 가운데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에 한해 부스터샷을 권고한 것에서 더 나아가 요양원 환자, 고령층 노인, 의료진까지 대상 범위를 확대해 부스터샷 접종 방안 검토를 시작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CBC 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요양원 거주자 혹은 고령층에게 부스터샷을 투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정부는 필요하다면 부스터샷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 일정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프랜시스 콜린스 미국립보건원(NIH) 원장도 이날 요양원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계 종사자들을 중심으로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해 점차 그 대상을 확대해 나갈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 선진국을 대상으로 이같은 3차 백신 접종 논의에 대해 아직 백신 수급조차 안된 개발도상국의 접종률이 일정 수준 이상 도달할 때까지 자제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전 세계적인 감염병인 만큼 몇몇 국가들만 예방률을 높인다고 해서 종식되는 단순한 질병이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