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블랙핑크 초청 압력?” 백악관 문의

‏영부인실 질 바이든 여사 대변인에 공식 이메일 발송

한국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한국 측에 K-팝 그룹 블랙핑크와 미국 가수 레이디가가를 초청하도록 요청했다는 주장과 관련, 본보가 백악관에 이에 대한 확인을 공식 요청했다.

한국 언론들에 따르면 “질 바이든 여사가 26일 국빈만찬에서 블랙핑크와 레이디가가의 공연을 원해 대통령실 7차례나 요청했지만 외교라인이 이를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아 문제가 됐다”고 밝혔다. 실제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사임했고 이에 앞서 의전비서관과 외교비서관도 교체됐다.

야당인 민주당은 이에 대해 “국가 안보와 반도체법, 인플레감축법 등 경제 문제를 논의해야 하는 중차대한 한미 정상회담이 블랙핑크와 레이디가가 논란으로 개최도 되기 전에 초점이 흐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한미 정상회담이 외교적 성과 보다는 문화 이벤트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본보는 백악관 영부인실(Office of First Lady)의 바네사 발디비아 대변인(Press Secretary to First Lady)에게 4가지 질문을 담은 이메일을 발송했다.

▷ 질 바이든 여사가 한국 정부에 블랙핑크와 레이디가가의 국빈만찬 공연을 요청한 사실이 있나?( Has Dr. Jill Biden ever suggested to the South Korean government that BLACKPINK and Lady Gaga perform at a state dinner?)

▷영부인 오피스가 한국 정부나 김건희 여사 측과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나, 만약 있다면 언제였나?(Has the First Lady’s Office discussed this issue with the Korean government or Mrs. Kim Gun-hee’s office? If so, what discussions have been made?)

▷ 언론에 보도된 대로 질 바이든 여사가 이같은 요청을 했다면 일부 한국인들은 이를 부당한 압력으로 생각할 수 있다. 영부인이 외국 정부에 이같은 요청을 한 전례가 있는가?(Some South Koreans believe that First Lady Biden put undue pressure on the South Korean side regarding the reported BLACKPINK performance. Has the First Lady of the United States ever made such a request or proposal to a foreign government?)

▷양국 국민들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높은 기대를 갖고 있다. 바이든 여사가 회담에 대해 갖고 있는 전망과 한국 김건희 여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The people of both countries have high expectations for the Korea-U.S. summit. What prospects and hopes does the First Lady have for this meeting? What message would Dr. Biden like to send to Mrs. Kim Gun-Hee of South Korea before the meeting?)

본보는 이메일을 지난 2일과 5일 두 차례 발송했으며 해당 이메일들은 모두 전달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백악관은 6일 현재까지 이에 대해 답변하지 않고 있다. 미국 주류 언론사의 한 한인 기자는 본보에 “민감한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면서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외교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이어서 의견을 밝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상연 대표기자

본보가 백악관에 보낸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