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737기 9대 분량 금괴가 뉴욕으로 옮겨진 이유?

안전자산 선호로 금 선물가격 치솟아…런던보관 금괴 이동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상품시장 불안감에 미국 뉴욕 금고에 보관된 금괴가 최근 7년 내 가장 많아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 보도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COMEX) 승인 금고에 보관된 금괴가 2970만 트로이온스(약 934t)에 달했다. 이는 2013년 이래 최대 규모다.

이 중 4분의 3가량인 보잉 737-700 9대를 가득 채울 물량이 최근 3달 사이에 뉴욕 금고로 이송됐다.

금 수송업체가 전세기를 띄워서 옮길 만큼 대량의 금괴가 뉴욕으로 몰리게 된 것은 미국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금을 선호한 영향도 일부 있었으나 그보다는 뉴욕의 금 선물 가격과 영국 런던의 현물 가격 간 차이가 최근 들어 크게 벌어졌기 때문이라고 WSJ은 설명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선물을 매도하고 영국에서는 현물을 보유한 은행들이 뉴욕의 금 선물 가격이 치솟아 장부상 손실이 발생하자 런던에서 보유하고 있던 금괴를 뉴욕으로 옮긴 것이다.

뉴욕의 선물 가격과 비슷한 가격으로 금괴를 파는 것이 손실을 줄이면서 선물 매도 포지션을 정리할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이는 은행들에 추가적인 이점도 있다. 런던에 있는 금이 뉴욕으로 옮겨 가면 뉴욕의 금값이 내려 양 시장의 가격 차이가 줄어들 수 있다.

단, 양 시장에서 판매되는 금괴 형태가 달라 런던의 금괴를 스위스 제련소 등에서 100온스 또는 1㎏의 골드바로 다시 주조해서 옮겨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고 WSJ은 전했다.

안전자산’ 금 강세 [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