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박병진 지검장 사퇴 경위 조사

조지아주에 ‘선거패배 뒤집기’ 압력전화 보도 나간 후 사임

연방 법무부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임기 말 발생한 조지아주 박병진 연방 지검장의 갑작스러운 사임에 대해 경위 조사에 나섰다.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 이 사안을 잘 아는 인사들을 인용, 법무부 감찰관실이 한인인 박병진(미국명 BJay Pak) 전 조지아주 북부 연방 지검장의 이달 초 사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WP는 마이클 호로위츠 법무부 감찰관의 조사는 초기 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조사관들은 아직 박 전 지검장과 대화를 나누지 않았으며 조사가 얼마나 광범위하게 이뤄질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박 전 지검장은 지난 4일 사임을 발표했다. 이후 조지아주 남부 연방 검사장인 바비 크리스틴이 이 자리를 함께 맡았다.

갑작스러운 사임과 관련, WP는 법무부의 고위 관리가 박 전 지검장의 사퇴를 촉구한 데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여기에는 트럼프 측이 주장한 조지아주의 ‘선거부정’ 의혹과 관련해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불만을 품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의 퇴진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지아주에서 부정선거가 이뤄졌다고 주장하면서 브래드 래펜스퍼거 조지아 내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패배를 뒤집을 수 있는 충분한 표를 찾아내라고 촉구했다는 통화 녹취록이 언론에 보도됐다.

통화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곳에는 ‘네버 트럼퍼(Never-Trumper)’ 연방 지검장이 있다”고 말했다. 네버 트럼퍼는 ‘트럼프 절대 반대자’를 뜻하는 말이다.

특정인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는 박 전 지검장을 지칭한 것처럼 보인다고 WP는 전했다. 이튿날 박 전 지검장은 사임했다.

연방 지검장 임기는 4년이며 박 전 지검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명해 2017년 10월 취임했다. 그는 미국의 첫 한국계 연방 지검장이었다.

갑작스러운 사퇴 이후 남부 지검장이 직무를 맡은 것에 대해서도 통상 지검장이 공석이 되면 부검사장이 직무를 대행하는 관행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WP는 “박 전 지검장의 사퇴 경위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있다”고 전했다.

박 전 지검장은 로펌 ‘올스턴 앤드 버드’의 애틀랜타 사무소에 파트너 변호사로 합류한다. 그는 이전에 이 로펌에서 일했고 연방 지검장 임명 전에는 주 하원의원으로 활동했다.

박병진 전 연방지검장/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