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안보보좌관 “바이든이 이긴 듯”

오브라이언, 트럼프 참모 중 처음으로 정권이양 언급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6일 지금 상황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승리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사기’ 주장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질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만약 바이든 당선이 확정된다면 전문적인 인수인계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에 따르면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이날 미 싱크탱크 수판센터가 개최한 ‘글로벌 안보 포럼’에서 정권 이양과 관련, “만약 새로운 행정부가 있다면, 그들은 들어와서 그들의 정책을 실행해야 마땅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우리는 정책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만약 바이든-해리스 후보가 승자로 결정된다면, 국가안전보장회의로부터 매우 전문적인 이양이 이뤄질 것이다. 그것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바이든-해리스 후보가 승자로 결정된다면”이라는 가정 뒤에 “분명히 지금 상황은 그렇게 보인다”고 언급한 뒤 발언을 이어갔다.

또 “우리는 가장 논쟁적인 시기에도 바통을 넘겼고, 평화롭고 성공적인 인수인계를 했다”고 말했다.

다만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진행 중인 불복 소송이 잘 풀리지 않을 경우에 정권 이양이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언론은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명확히 인정한 건 아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다른 고위 관리들과는 확연히 다른 어조라고 평가했다.

CNN방송은 “오브라이언은 바이든이 대선 예상 승자라고 명백히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발언은 트럼프의 패배 가능성에 대해 다른 백악관 관리들이 지금까지 말한 내용에서 더 나아갔다”고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바이든이 이겼음을 암시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오브라이언은 법원이 광범위한 사기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우세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뒀다”면서도 “하지만 그는 대통령 및 대통령의 확고한 동지들과는 확연히 다른 어조를 보였다”고 말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바이든의 승리에 대한 오브라이언의 발언은 분명하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오브라이언의 어조와 메시지는 ‘2기 트럼프 행정부로의 인수인계’를 말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행정부 내 다른 국가안보 고위 관리들과는 뚜렷이 다르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결과와 관련, 여러 지역에서 불복 소송을 진행 중이다. 전날 밤에는 “내가 선거에서 이겼다”는 트윗을 올리는 등 ‘승리’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