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재 LA 총영사 부인, 요리사에 ‘갑질’ 의혹

한국 JTBC, 관저 직원에 대한 폭언 녹취파일 공개 ‘파문’

“엿먹으라는 거야 워야, 보기만 하면 울렁거려” 등 폭언

“박경재 총영사는 300달러 넘는 와인 등 고가선물 받아”

청탁금지법 위반과 직원에 대한 폭언 등의 의혹으로 한국 정부에 진정이 접수된 LA총영사관 박경재 총영사에 대해 한국 외교부가 지난 2~6일 5일간 현지 감찰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JTBC 방송에 따르면 외교부 감찰관은 총영사관과 관저 등을 방문해 본국에 접수된 투서 내용의 사실 여부를 확인했다. 방송은 특히 11일 박 총영사의 부인 조모씨가 관저 요리사에게 막말과 폭언을 퍼붓는 현장을 녹취한 파일을 공개해 파문이 일고 있다.

방송은 “최근 계약이 종료된 관저 요리사 A씨는 총영사 부인 조씨에게 지난 1년간 지속적인 폭언을 들어왔다”면서 “막말과 함께 위협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방송이 공개한 녹취파일에 따르면 조씨는 A씨에게 반말로 “엿 먹으라는 거야 뭐야?”라고 혼내거나 “그런 생각도 안 돌아가나?, 기본이 없어”라는 등 인격모독적인 발언도 퍼부었다.

특히 “계약기간이 1년이니 쫓아낼 수 없어. 개인 레스토랑 같으면 사장이 쫓아내지 않겠어? 기분이 나쁘면?”이라고 위협을 하기도 했다.

듣고만 있던 A씨가 “맞습니다”라고 수긍했지만 조씨는 “맞습니다는 뭐야? 진짜 기분 나쁘거든…미안한 표정이 하나도 없어”라고 더 화를 냈다. 또한 끓이지 말라는 북엇국을 끓였다며 “(요리사만) 보면 울렁거린다”고 고함을 질렀고 무엇인가를 집어던지는 소리가 이어지기도 했다.

방송은 다른 행정직원들이 이같은 ‘갑질’을 목격하고 본부에 감찰을 요청하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한 직원은 “다른 영사들에게는 좋은 평가를 받은 친구였고 1년 동안 100회가 넘는 행사를 실수없이 이끌었다”며 조씨의 행동을 이해못하겠다고 말했다 .

조리 전문대학을 졸업하고 각종 자격증과 셰프 경력도 보유한 A씨는 조씨에게 “요리실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조씨의 지인들인 일명 ‘김치 장인’들과 김장을 담아야 했고, 박 총영사의 지인인 한인회 유력인사의 개인 만찬에 출장 지시도 여러 차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은 “계약 만료 기간이 다가오자 조씨는 다른 실무직원에게 A쎄의 사직서를 받아오라고 압박했고, 결국 A씨는 퇴직하게 됐다”고 전했다.

방송은 이어 “대사관이나 총영사관 관저의 요리사의 업무 범위는 외교부 지침에 규정돼 있지만 일부 ‘왕비같은 사모님’들 때문에 특별한 노동까지 해야 하는 악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애틀랜타총영사관에서도 7년전 당시 관저 요리사가 부당 해고를 당했다며 한인사회에 도움을 요청한 사례가 있었다.

한편 외교부는 박경재 총영사가 대형 의료기관, 엔터테인먼트 업체 관계자 등과의 식사 자리에서 병당 300달러에 이르는 고가 와인을 수시로 선물받았다는 진정도 접수해 조사를 벌였다. 박 총영사는 “공관 운영에 필요해 와인 등 선물을 받았을 뿐이며 손님에게 내거나 직원들 생일이나 회식에 사용했다”고 답변했다.

또한 필수 서류가 부족한 신청자에게도 비자를 발급하라고 일선 직원들에게 압력을 가한 사례도 3건이나 보고돼 이에 대한 감찰도 실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총영사는 외교관 출신이 아닌 교육부 출신 특임 공관장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경남고 동문이어서 부임 당시부터 화제가 됐다.

JTBC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