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철옹성’ 흑인 지지마저 주춤

WP·입소스 여론조사…지난 대선 90%→70% 하락해, 중간선거 ‘발등의 불’

‘형사법 흑인차별 시정 노력’ 75% 부정적…대선후보 선호 바이든·해리스 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 대통령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몰표를 받았던 흑인(아프리카계 미국인) 유권자 사이에서 지지세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인 11월 중간선거를 5개월 앞둔 가운데 경고음이 울린 것으로 평가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아프가니스탄 철군 이후 추락한 지지율이 물가 급등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바닥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워싱턴포스트(WP)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와 함께 지난 4월 21일부터 5월 2일까지 흑인 1천248명을 상대로 조사(오차범위 ±3.5%포인트)해 4일(현지시간)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직무 수행이 긍정적이라고 답한 사람은 70%였다.

특히 젊은 흑인 사이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65세 이상, 40∼64세가 각각 86%, 74%가 지지 의사를 밝혔지만, 18∼39세 연령에선 60%가 직무 수행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선거 공약을 대부분 지키고 있다는 응답자는 60%, 그렇지 않다고 답한 사람은 37%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흑인 관련 문제에 동조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66%가 그렇다고, 32%가 아니라고 각각 답했다. 지난 2020년 대선 당시에는 같은 질문에 74%가 긍정적으로 답한 바 있다. 흑인 문제에 동조한다는 평가가 줄어든 셈이다.

또 응답자의 75%는 바이든 대통령이 형사사법 시스템에서 흑인에 대한 차별을 줄이기 위해 거의 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경찰 개혁 법안이 의회에서 정체돼 있고, 일부 주들의 흑인 투표권 약화 시도에도 연방 정부가 거의 손을 놓고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중간선거 대상 중 전체를 대상으로 한 하원 선거에서 지지하는 당을 묻자 민주당(88%)이 공화당(9%)을 압도했다.

하지만 응답자의 64%만이 중간선거에서 ‘확실히’ 투표하겠다고 말했다. 대선 직후인 2020년 1월과 6월에는 중간선거에 확실히 투표하겠다는 응답자가 각각 83%, 85%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표 의향을 밝힌 흑인 비율이 상당히 줄어든 것이다.

민주당 지지자 중 2024년 대선 후보 선호도에 대해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43%,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9%로 나타났다. 이어 피터 부티지지 교통장관 7%,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2%,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 1%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