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보인다] 7. 맛은 ‘사바사바’ 안 한다…국민생선 고등어

예로부터 쉽게 구할 수 있고, 값도 싸서 ‘바다의 보리’

“한밤중에 목이 말라 냉장고를 열어보니 한 귀퉁이에 고등어가 소금에 절여져 있네. 어머니 코 고는 소리 조그맣게 들리네. 어머니는 고등어를 구워주려 하셨나 보다.”

산울림 보컬 김창완이 1983년에 낸 첫 솔로 앨범 ‘기타가 있는 수필’ 타이틀곡 ‘어머니와 고등어’ 가사다.

평범한 생선 고등어를 주제로 한 이 노래는 김창완의 친근하면서도 나긋한 목소리와 더해져 고등어 못지않은 인기를 얻었다.]

국민 밥상 지킴이인 고등어는 농어목 물고기로 등이 둥글게 부풀어 오른 체형에서 이름이 붙었다.

예로부터 쉽게 구할 수 있고 값이 싸서 ‘바다의 보리’로 불렸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우리 민족이 400여년 전부터 고등어를 영양식품으로 상식하는 한편 어업을 영위해왔다고 기록돼 있다.

‘세종실록지리지’와 ‘동국여지승람’ 등 옛 문헌을 보면 경상도, 전라도, 강원도, 함경도 등 우리나라 전역에서 고등어가 잡혔다는 기록이 있다.

‘뒷거래를 통해 떳떳하지 못하게 은밀히 일을 조작하는 짓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진 ‘사바사바’라는 우리말은 고등어를 뜻하는 일본말 ‘사바’에서 유래했다.

조선시대 일본에서는 고등어가 귀한 생선이었는데 한 일본인이 나무통에 고등어 2마리를 담아 관청에 일을 부탁하러 가던 중에 어떤 사람이 그게 뭐냐고 묻자 그냥 ‘사바’를 가지고 관청에 간다고 얘기한 것이 와전된 것이라고 한다.

고등어 몸길이는 30∼40㎝ 정도로 등 쪽은 녹색과 검은색 물결무늬가 옆줄까지 퍼져있다.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온대 및 아열대 해역에 널리 분포하며, 계절에 따라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대표적인 계절회유 어종이다.

바다 위층에 주로 살기 때문에 심해어보다 강한 수압을 받지 않아 육질이 연하다.

제철은 가을이다.

고등어는 낚아 올리면 바로 죽고 부패가 빨리 일어나는 편이어서 신선도 유지가 중요하다.

내장에 효소류가 많이 함유돼 있는데 죽으면 이 효소가 부패 속도를 가속한다.

우리 선조들은 고등어 부패를 막고 오래 보관하려고 소금에 절였다.

지역 유명 특산품인 안동 간고등어는 옛날 경북 해안지역인 영해·영덕 지역에서 잡은 고등어를 내륙인 안동에서 팔기 위해 고등어 창자를 제거하고 뱃속에 소금을 한 줌 넣어 팔았던 것에서 시작됐다.

대표적인 등푸른생선답게 두뇌에 좋은 EPA와 DHA가 풍부해 자라나는 아이들이나 수험생에게 좋다.

오메가3 지방산 함량이 매우 높아서 기억력 향상, 우울증·치매·주의력 결핍 장애 등 예방과 동맥경화·심장병·뇌졸중 예방에 도움을 준다.

고등어는 살이 단단하고 청록색 광택이 나며 손으로 눌렀을 때 탄력이 있는 것이 좋다.

아가미와 내장을 제거하지 않은 고등어를 바로 먹지 않고 보관하려면 용도에 맞게 적당한 크기로 잘라 냉동 보관하면 된다.

조리 전에 식초나 레몬즙을 뿌리면 비린내를 제거할 수 있고, 고등어 굽기 1시간 전에 미리 소금으로 간해두면 수분이 빠지면서 육질이 단단해지고 맛도 좋아진다.

고등어구이 백반 [촬영 도광환·재판매 및 DB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