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원숭이두창 첫 감염…백신 50만 도스 추가주문

비풍토병 국가 29개국 1천명 감염…DC와 15개주서 45명 확진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원숭이두창에 미군 장병이 처음으로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군 유럽사령부 윌리엄 스피크스 대변인은 10일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주둔 중인 미군 장병이 최근 원숭이두창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드린다”고 말했다고 NBC 뉴스가 보도했다.

미국에서도 원숭이두창 감염자가 늘고 있지만, 미군 감염 사례가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또 “공중보건 당국은 전체 모집단에 대한 위험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감염자와 상호 접촉한 클리닉 요원에 대한 추적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는 서아프리카 계통으로 이는 일반적으로 경미하고 인간 대 인간 전염성이 제한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원숭이두창은 중·서부 아프리카에서 풍토병으로 정착된 질병이다.

지난달 7일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과 미주, 중동, 호주 등으로 퍼지면서 비풍토병 지역에서도 조금씩 확산하는 형국이다.

세계보건기구(WHO)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지난 8일 기준으로 비풍토병 지역 29개국에서 원숭이두창 확진 사레가 1천 건 넘게 보고되고 있다면서 이 질병이 비풍토병 지역에서도 자리 잡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는 조지아와 플로리다 등 15개 주와 수도 워싱턴DC에서 감염자가 나왔으며, 전체 사례는 45건이다.

이는 미국의 최근 역사에서 원숭이두창이 가장 심각하게 발병했던 2003년과 거의 같은 수치라고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설명했다.

CDC는 원숭이두창이 대중에게 높은 위험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CDC는 최근 원숭이두창과 관련해 여행자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가 바로 철회하는 등 대응과 관련해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 질병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마찬가지로 공기를 통한 감염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미 보건당국도 미국 내 대부분 감염이 기존 감염자와 밀접한 신체 접촉에 따른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일부 사례는 감염 경로를 파악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 보건복지부는 원숭이두창이 속한 바이러스 계열인 진성두창에 사용되는 지네오스(Jynneos) 천연두 백신 50만 도스를 추가 주문했다고 밝혔다.

덴마크 바이오업체 바바리안 노르딕이 개발한 이 백신은 유럽에선 천연두 백신으로 허가됐지만, 미국은 2019년 원숭이두창에도 쓸 수 있다고 승인했다.

미국은 이미 30만 도스의 지네오스를 주문해 수 주 안에 받는다. 이날 주문한 백신은 올 하반기 입고된다.

돈 오코널 복지부 차관보는 현재 미국의 비상시 약품·의료 물자 보유고인 국가전략비축량(SNS)에서 즉각 사용 가능한 지네오스는 7만2000도스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원숭이두창 전용으로 만들어진 백신이나 항바이러스제는 없다.

미국은 지네오스 외에 ACAM2000 천연두 백신 1억 도스를 보유하고 있지만 보건 당국은 원숭이두창에 지네오스를 더 선호한다. ACAM2000 백신은 오래된 백신인데다 근육통과 발진, 메스꺼움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원숭이두창은 감염자의 체액이나 딱지의 접촉을 통해 전염되며, 감염자와의 성관계나 침구와 옷 같은 오염된 물질을 통해서도 번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