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13% 급감…Z세대는 “아침엔 요거트·채소”
한때 미국 가정의 아침 식탁에서 빠지지 않던 시리얼이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다. 과거엔 아침 식사의 대명사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Z세대를 중심으로 시리얼에 대한 선호도가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다.
경제 전문지 포춘은 시장조사기관 닐슨IQ 자료를 인용해 최근 1년간(2024년 7월 3일까지 52주 기준) 미국 내 시리얼 판매량이 전년 대비 13% 감소한 약 21억 상자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2021년 같은 기간 25억 상자에 달했던 판매량이 급격히 줄어든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감소세가 단순한 유행의 변화가 아니라 식문화와 건강 인식의 구조적 전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Z세대로 불리는 1997년 중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 출생 세대는 시리얼을 아침 식사가 아닌 ‘가벼운 간식’이나 ‘다른 식사 시간용’으로 소비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YouGov)의 켄턴 바렐로 부사장은 “Z세대는 전통적인 시리얼 대신 요거트나 셰이크, 혹은 채소와 같은 대체 식품을 더 선호한다”며, “오히려 이들은 아침에 다른 세대보다 더 많은 채소를 섭취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다시 바빠진 일상도 시리얼 이탈의 한 요인이다. 한동안 팬데믹으로 인해 여유롭게 집에서 아침 식사를 하던 사람들이 다시 바쁜 출근과 등교 일상으로 복귀하면서, 보다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시리얼 바나 셰이크 등 휴대용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건강에 대한 우려도 시리얼의 인기를 떨어뜨리고 있다. 설탕 함량이 높은 일부 제품은 당뇨병이나 비만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으며, 인공 색소에 대한 소비자들의 비판도 거세다. 지난해에는 미시간주 배틀크리크에 있는 켈로그 본사 앞에서 시위가 열려, 석유계 인공 색소가 사용된 인기 시리얼 ‘프루트 루프’ 등의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후 켈로그와 제너럴 밀스는 인공 색소를 단계적으로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의 톰 리스 식품 인사이트 매니저는 “소비자들은 이제 단순한 재료와 건강한 성분을 원한다”며, “시리얼은 가공식품이라는 이미지를 벗기 어렵고, 설령 비타민이나 미네랄을 추가하더라도 근본적인 소비자 요구를 충족시키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