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노조’ 아마존, 앨라배마서 시험대 오른다

노사, 앨라배마 물류센터 직원 노조 결성여부 투표 합의

직원 5800명 내달 투표 실시…타주 물류센터 파급 ‘주목’

무노조 정책을 고수하던 아마존이 앨라배마주에서 노동조합 결성의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에 친화적인 민주당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아마존 내 노조 설립에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앨라배마 아마존 물류센터가 노조 결성을 놓고 내달 투표를 실시한다고 로이터 통신이 23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아마존과 앨라배마주 아마존 물류센터 노동자 연합은 정규직과 임시직 등 직원 5800여명에게 노조 설립 여부에 대한 투표 자격을 부여하는 내용의 노사합의를 마무리했다. 이 합의는 내달 초 회사 이사회의 최종 승인만 남겨놓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아마존 이사회가 내년 1월 초중순께 결정을 내리고 1월말 직원들이 노조 설립 찬반을 놓고 투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직원들의 투표결과 과반수 이상이 노조 설립에 찬성하면 이 물류센터 직원들은 미국 최대 노동조합 연맹인 소매·도매·백화점노조연맹(RWDSU)에 가입하게 된다.

아마존은 지난 2014년 델라웨어주의 물류센터에서 소규모의 기술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노조 설립 투표를 실시했지만 무산됐고 이후 한번도 관련 투표를 실시한 적이 없다. 아마존은 그동안 “세계에서 가장 좋은 근무환경을 보장하기 때문에 노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노동자들이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고 친 노조 성향의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아마존도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노조 설립에 반대하는 아마존 임원들은 앨라배마주에서 노조가 설립될 경우 다른 지역에도 확산돼 기업 경영에 어려움을 줄 수도 있다며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앨라배마주 베세머 아마존 물류센터[ABC33/40 뉴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