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대신 페이스실드?…비말 차단효과 떨어져

안면보호대 침방울 멀리 퍼져 코로나19 확산 못 막아

마스크 대신 착용하는 투명한 안면 가리개인 페이스실드가 비말(침방울) 차단 효과가 떨어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는데 큰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플로리다 애틀랜틱대학교(FAU) 연구진은 마네킹을 이용해 페이스실드의 비말(침방울) 차단 효과를 실험한 결과 코로나19 에어로졸의 확산을 제대로 막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는 같은 날 국제학술지 ‘유체 물리학(Physics of Fluid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먼저 연구팀은 증류수에 글리세린을 섞어 비말이 섞인 에어로졸을 대신했다. 또한 마네킹을 통해 입에서 재채기나 기침 수준의 세기로 비말이 퍼지는 실험을 진행했다. 퍼진 비말은 레이저 단면광을 이용해 관찰했다.

연구원들은 페이스실드 외에도 호흡 밸브가 달린 마스크도 함께 시험해 비말이 퍼지는 경로를 파악하고 마스크 성능을 시험했다. 해당 마스크는 N95(KF94) 마스크에 숨쉬기 편하도록 호흡 밸브가 달린 구조다.

실험결과 페이스실드는 기침의 초기 비말이 전면으로 퍼지는 것을 일부 차단했다. 그러나 방출된 침방울은 반대 방향으로도 퍼졌다. 또한 마스크 밖으로 나온 비말은 비록 옅은 농도였으나 창 주변으로 쉽게 이동해 주변으로 광범위하게 퍼졌다.

호흡 밸브가 달린 마스크는 다량의 비말이 호흡 밸브를 그대로 통과해 밖으로 펴져 비말 차단 효과가 크게 없었다. 호흡벨브만 문제는 아니었다. 소량이지만 마스크 상단과 콧대 사이의 틈으로 빠져나가는 비말도 관찰됐다.

만하르 드하나크 FAU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비말이) 시간이 지나면서 사방으로 넓게 분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을 통해 페이스실드나 호흡 밸브가 달린 마스크는 일반적인 마스크만큼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싯다르타 베르마 플로리다 애틀랜틱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편안함을 이유로 일반 천이나 외과용 마스크 대신 투명한 페이스실드나 호흡 밸브가 달린 마스크를 사용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페이스실드는 양쪽 측면과 아랫부분에 눈에띄는 공간이 있으며 호흡 밸브가 있는 마스크는 공기를 들이마실 때는 마스크를 통해 여과되지만 숨을 내쉴 때는 여과되지 않은 밸브를 그대로 통과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한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마스크 관련 지침에 해당 연구결과를 근거로 추가적인 지침을 마련하고 대중들에게 좀 더 공공의 안전을 위한 마스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페이스실드(왼쪽)은 전면에 비말이 퍼지는 것을 차단할 수 있으나 비말이 손쉽게 주변으로 확산된다. 반면 호흡벨브가 달린 마스크는 대량의 비말이 호흡 밸브를 그대로 통과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사진출처=플로리다 애틀랜틱대학교 홈페이지 갈무리)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