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 위의 도살자’ 마빈 해글러 사망

향년 66세…1980년대 복싱 전성기 이끌어

‘링 위의 도살자’로 불리며 1980년부터 1987년까지 부동의 세계 미들급 복싱 챔피언을 지냈던 미국 권투선수 마빈 헤글러가 66세로 사망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헤글러의 부인 케이 G. 헤글러는 남편 헤글러가 13일 뉴햄프셔 자택에서 사망했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부인은 “아주 슬픈 발표를 하게 되어 유감”이라면서 “오늘 불행히도 제 사랑하는 남편 ‘마블러스 마빈(마빈 헤글러의 별칭)은 이곳 뉴햄프셔에 있는 그의 집에서 예기치 못하게 세상을 떠났다”고 썼다.

이어 그는 “우리 가족은 이 어려운 시기에 우리의 사생활을 존중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1983년 ‘돌주먹’ 로베르토 듀란에게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뒀고, 1985년에는 토머스 헌즈를 3라운드 KO로 물리쳤다.

헤글러는 1987년 4월 슈거레이 레너드와 ‘세기의 대결’을 펼쳤다. 결국 이 시합이 헤글러의 은퇴 경기가 됐다.

1985년 헤글러와 헌즈의 대결
1985년 헤글러와 헌즈의 대결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헤글러는 줄기차게 쫓아다니며 펀치를 날렸지만, 레너드의 빠른 발과 펀치 스피드를 따라잡지 못했다.

헤글러는 통산 전적 67전 62승(52KO) 2무 3패, 미들급 12차 방어의 커리어를 남기고 은퇴했다.

은퇴 이후에는 영화계로 뛰어들어 B급 액션물의 주인공을 맡기도 했지만 성공하진 못했다.

헤글러의 특별한 닉네임은 ‘마블러스(Marvelous)’, 즉 ‘경이로운’ 복서였다.

지칠 줄 모르는 승부 근성으로 경기 대부분을 KO로 끝내고, 아무리 맞아도 단 한 번도 KO패가 없었던 그에게 어울리는 찬사였다.

마빈 헤글러의 1974년 모습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https://youtu.be/zH1U1jC0Lg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