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마윈’ 별명 중국 소년 ‘길거리 구걸’ 영상 논란

홍콩 매체 “중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아동 착취 논쟁 재개”

논란이 된 '리틀 마윈' 구걸 영상
논란이 된 ‘리틀 마윈’ 구걸 영상

[중국 펑파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과 닮아 ‘리틀 마윈’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중국 소년이 최근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5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장시성 융펑현에서 판샤오친(15)이 도로에서 지나가는 차들을 멈춰 세우며 돈을 구걸하는 모습을 찍은 영상이 이달 중국 인터넷에서 퍼져나갔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차에 탄 한 남성이 카메라로 그런 판샤오친의 모습을 촬영하면서 “봐라, 리틀 마윈이 거리에서 내게 돈을 구걸하고 있다”며 조롱했다.

현지 당국은 판샤오친의 가족이 구걸을 시켰으며 지적 장애가 있는 판샤오친은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하는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판샤오친의 가족이 다달이 생활보조금을 받기 때문에 재정적 어려움에 처해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런 사실이 지난 16일 중국 매체 펑파이를 통해 보도되자 다음 날 판샤오친의 사촌인 황신룽은 ‘리틀 마윈의 사촌’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하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더우인 계정을 통해 사과했다.

황신룽은 자신이 출장을 간 사이 판샤오친이 다른 아이들 꼬임에 넘어가 그런 일을 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판샤오친의 아버지는 스무살 때 독사에 물려 오른 다리가 절단됐고, 어머니는 시력 문제와 지적 장애로 자식들을 돌볼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판샤오친은 2015년 황신룽이 온라인에 판샤오친의 사진을 올린 후 마윈이 “거울을 보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하루아침에 유명해졌다.

이후 2017년 류창장이라는 사업가가 판샤오친을 허베이성으로 데려간 뒤 ‘리틀 마윈’이라는 이름의 더우인 계정을 만들어 매일 판샤오친의 영상을 올렸다.

류창장은 판샤오친에게 좋은 아파트를 주고 그를 돌볼 보모를 고용했으며 판샤오친의 가족에게 연간 1만 위안(약 182만 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2021년 초 류창장이 해당 계정 운영을 그만두면서 판샤오친은 다시 가족에게 돌려보내졌다.

이에 황신룽은 지난해 ‘리틀 마윈의 사촌’ 계정을 만들어 판샤오친의 영상을 다시 올리기 시작했다.

SCMP는 “이번 영상을 통해 중국에서 가족의 아동 학대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아동 착취에 대한 논쟁이 다시 불붙었다”고 전했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의 한 이용자는 “왜 그를 ‘리틀 마윈’이라고 부르나?”며 그런 별명 자체가 착취라고 지적했다.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EPA=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