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펩시’ 손잡고 아시아 영토 확장

53년 동맹…미얀마·파키스탄·필리핀 법인투자 마무리

롯데칠성음료가 아시아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파트너는 50년 넘게 사업 파트너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는 펩시다. 펩시의 브랜드 파워를 활용해 현지 시장을 개척하고 확보된 유통망을 통해 롯데칠성의 다른 제품을 공급하는 전략이다.

한국의 경우 고령화로 탄산음료를 주로 소비하는 젊은층 인구 비율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앞으로 매출 감소가 예정된 상황이어서 롯데칠성 입장에서 해외시장 개척은 선택사항이 아니다.

롯데칠성이 아시아 시장에 주목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전세계 어느 지역보다 젊은층 인구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아시아 시장 공략에 성공한다면 국내 시장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지속적인 성장도 가능한 셈이다.

◇롯데칠성음료, 미얀마·파키스탄 이어 필리핀 펩시 지분 인수

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이달 필리핀 펩시 지분 30.67%를 인수했다. 취득 주식 수는 11억3295만431주로 취득금액은 약 543억원이다.

롯데지주는 이미 필리핀 펩시 지분 42.2%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 롯데칠성음료 투자로 롯데그룹은 지분율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앞으로 독자적인 사업 구상도 가능해졌다.

롯데칠성음료는 꾸준하게 아시아 세력을 넓히고 있다. 필리핀 펩시는 롯데칠성음료 3번째 해외 법인이다. 앞서 미얀마(LOTTE-MGS Beverage)와 파키스탄(Lotte Akhtar Beverage)에 진출, 펩시 독점 제조업 지위를 갖고 있다. 파키스탄 법인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67억원으로 전년 156억원에 비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 법인 공통점은 각 국가에서 펩시 브랜드 음료를 독점적으로 판매한다는 점이다. 롯데칠성음료와 펩시의 전략적 관계는 1967년 시작됐다. 당시 펩시는 롯데칠성음료와 계약하고 한국에 제품 판매권을 줬다. 이후 펩시가 아시아로 세력을 확대하면서 롯데칠성음료와 손을 잡았다. 50년 이상 한국 사업을 잘 이끄는 롯데칠성음료를 아시아 사업 적임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 글로벌 사업 확대…해외 비중 늘린다

롯데칠성음료는 해외사업 갈증을 펩시로 해소하고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탄산음료 매출 중 1565억원 중 수출은 36억원으로 2.3%를 차지했다. 주류를 더한 롯데칠성음료 전체로 확대해도 수출은 약 6%에 그치고 있다.

업계에선 펩시 판권 확보로 롯데칠성음료도 해외 인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펩시는 코카콜라와 함께 세계 콜라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이미 아시아 시장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형성하고 있다. 그만큼 아시아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진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펩시 브랜드를 대부분 알고 있기 때문에 롯데칠성 브랜드로 진출하는 것보다 더 유리하다”며 “펩시로 문을 열고 이후 펩시를 제조하는 회사라는 점을 앞세운다면 롯데칠성의 다른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빨리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칠성 제품 가운데는 ‘밀키스’가 가장 유력한 후보다. 해외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유성(우유+탄산) 탄산음료라는 점이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미 러시아에서는 밀키스가 ‘국민음료’ 반열에 올랐다. 유명 유튜버들도 밀키스의 독특한 맛을 전세계에 알리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현지 시장 영향력을 키우고 글로벌 종합음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포석을 다져 나가겠다”며 “향후 다양한 방식으로 해외법인 활용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의 160㎖ 칠성사이다와 펩시콜라 미니 2종. ©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