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오프] 음모론 신봉자 연방하원 입성 초읽기

‘큐아논’ 일원 매저리 그린 제14지구 공화당 결선투표 낙승

지난 11일 실시된 조지아주 연방 하원의원 제14지구 공화당 결선투표(런오프)에서 음모론인 큐아논(QAnon) 신봉자이자 인종차별 주의자인 매저리 테일러 그린 후보가 57%의 득표로 존 코완 후보를 꺾고 낙승했다.

제14지구는 롬(Rome)시 등 조지아주 북서부를 포함하는 지역구로 전통적으로 공화당의 표밭이어서 그린 후보는 연방하원 입성의 9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성 정치 신인인 그린 후보는 흑인과 이슬람, 유대인 등에게 노골적인 인종차별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전국적인 논란이 됐다.

정치전문 매체인 폴리티코에 따르면 그린 후보는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가들을 ‘바보 천치들’이라고 부르며 네오나치나 KKK단원과 비슷한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미국에는 흑인들만큼 게으르고 오히려 흑인들보다 못한 백인들이 많다”며 흑인에 대한 편견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그녀는 특히 “내가 흑인이었다면 남부 연합의 기념물들을 자랑스러워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녀는 이슬람 신도들에 대해서도 “어린 소년, 소녀는 물론 여러 명의 여자들과도 잠자리를 같이하고, 자신의 남매나 사촌하고도 결혼하는 무리들”이라고 부르며 “무슬림은 우리 미국 정부에서 일하면 안된다”고 단언했다.

그린은 또한 민주당 후원자인 유대인 갑부 조지 소로스를 ‘나치’라고 부르는 등 유대인에 대한 반감도 감추지 않았다.

폴리티코는 그린이 일부 백인우월주의자들이 믿는 음모론인 ‘QAnon’의 신봉자라고 공개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이 음모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의 아동성애자들’인 정치 엘리트들과 비밀스러운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믿는 이론으로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새로운 메시아로 생각하는 사이비 종교로 진화하고 있다.

이 음모론을 신봉하는 사람들은 지난 2017년 10월 발생한 라스베이거스 총기난사 사건이 미국인의 총기소지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제2조를 말살하기 위해 총기반대론자들이 꾸민 음모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그린 후보는 이 사건 직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같은 주장을 직접 전파하기도 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공화당은 그린 후보와 거리를 두면서 코완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원했지만 지역 유권자들의 표심은 그린 후보를 선택했다.

그린 후보는 “편견이 가득한 기자들과 줏대가 없는 공화당 동료들이 문제”라면서 “가짜뉴스와 조지 소로스, 민주당 누구도 나를 위협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린 후보/AJ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