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한국 전쟁개입 말라”…양국긴장 고조

크렘린궁 “한국 비우호적 입장에 유감…제재 등 측면 새로운 것 없어”

작년 10월 푸틴 “양국관계 파탄” 발언 후 6개월만에 무기지원 재경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타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전쟁 개입을 뜻한다며 경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한국을 지목해 무기 지원을 경고한 지 6개월 만에 또다시 양국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발언으로 관측된다.

19일 로이터, 리아 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기자들과 전화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질문에 “물론 무기 공급 시작은 특정 단계의 전쟁 개입을 간접적으로 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재 등의 측면에서 새로운 것은 없다”며 “유감스럽게도 한국은 전체 과정에서 다소 비우호적 입장을 취해왔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 대통령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만약에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 학살이라든지,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민간인 대규모 공격 등을 전제로 했지만, 살상 무기 지원 불가라는 기존 정부 입장의 변경 가능성을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것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과 함께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동참한 한국을 비우호적 국가로 지정한 바 있다.

이런 와중에 우리나라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하고 러시아가 이를 전쟁 개입으로 규정하면서 양국간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러시아가 우리나라를 직접 거론해 무기 지원에 대해 경고한 것은 지난해 푸틴 대통령의 발언 이후 두 번째이자 약 6개월 만이다.

지난해 10월 28일 푸틴 대통령은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인 ‘발다이 클럽’ 회의에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을 알고 있다”며 이 경우 양국 관계가 파탄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딩시 그는 한국의 무기 지원 가능성에 대해 “이는 우리 관계를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우리가 북한과 이 방향(군사협력 분야)에서 협력을 재개하면 한국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당신들은 기쁘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어디까지나 우리 주권의 문제”라면서도 “살상 무기나 이런 것을 (우크라이나에) 공급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평화적 지원을 국제사회와 연대해 해왔다”며 “우리는 러시아를 포함한 세계 모든 나라와 평화적이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아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