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허리케인 온다…29호 ‘세타’ 형성

허리케인 ‘카트리나 악몽’ 남긴 2005년의 28개 넘어 최고기록

11월 2개 폭풍은 133년 만에 처음…허리케인 에타, 중미 강타

허리케인 시즌 역사상 올해가 가장 많은 열대성 폭풍과 허리케인이 발생한 한 해로 기록됐다.

AP통신은 10일 올해 29번째 열대성 폭풍인 ‘세타'(Theta)가 대서양 북동부 수역에 출현했다고 보도했다.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성명에서 29호 폭풍 세타가 형성됨에 따라 2005년 작성된 허리케인 시즌 최다 기록인 28개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2005년은 미국 동남부 지방을 강타했던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비롯해 리타, 윌마가 발생했던 해다.

NHC는 “대서양 아조레스 제도에서 남서쪽으로 1천600㎞ 떨어진 수역에서 세타가 발달했으며, 최대 시속 85㎞ 강풍을 동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폭풍이 기록적으로 발생하면서 기상 당국은 미리 만들어놓은 21개의 폭풍 명칭을 소진했고, 22번째 폭풍부터 그리스 문자 이름을 붙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중순 형성된 22호 폭풍부터 최근 발생한 29호 폭풍까지 차례대로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엡실론, 제타, 에타, 세타라는 명칭이 사용됐다.

현재 대서양 수역에는 에타와 세타가 활동하고 있으며, 허리케인 시즌 막바지인 11월에 두 개의 폭풍이 동시에 형성된 것은 133년 만에 처음이다.

기상 전문가들은 29호 세타에 이어 30호 요타가 발생할 확률을 70%로 점치면서 최다 폭풍 발생 기록을 계속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브라이언 맥놀디 마이애미대 허리케인 분석관은 “보통 이맘때면 허리케인 시즌이 끝나는 게 정상이지만, 30호 폭풍도 발생할 조짐”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록적인 폭풍 발생 원인으로 기후 변화를 꼽았다.

마이클 만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지구시스템 과학센터 소장은 “대서양 열대 수역이 따뜻해지면서 폭풍과 허리케인에 연료를 공급하는 에너지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28호 에타는 4등급 허리케인으로 발달해 멕시코와 니카라과, 파나마 등 중미 국가를 강타했고, 사망자는 1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에타는 현재 쿠바와 멕시코만 사이 유카탄 해협에 머물고 있다.

현재 쿠바에는 누적 강우량 630㎜의 폭우가 내리면서 주민 2만5000여 명이 대피했고, 플로리다주 남부 지역도 에타 영향권에 들면서 곳곳이 물바다가 됐다.

또 29호 세타는 유럽 쪽 해안을 향해 북상하면서 세력을 키우고 있다고 NHC는 전했다.

에타가 뿌린 폭우로 물바다가 된 플로리다주 한 도시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