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2천불 예산으로 1년 이상 지연…정기총회서 재정 의혹 추궁
인건비 3만1천불 중 1만5천불이 동영상 비용…”책자 발행 맞나?”
미동남부한인회연합회의 40년 역사를 책자에 담겠다며 전임 제30대 홍승원 회장이 추진했던 ‘동남부연합회 40년사’ 발행 사업이 재정 의혹에 휩싸였다.
홍 전 회장은 총 4만2000달러의 연합회 예산과 자신의 기부금으로 임기 안에 책자를 발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책자는 1년 이상이 지난 현재까지 실체 조차 알 수 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연합회는 지난 13일 정기총회에서 홍 전회장에게 이를 질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홍 전 회장은 ” 현재 원고 집필을 끝내고 책자 편집 및 인쇄 준비 과정에 있다”면서 “올해 안에 사비를 출연해 부족한 제작비용을 충당해 출판을 마무리한뒤 출판 기념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홍 전 회장이 밝힌 수입 및 지출 내역에 따르면 수입은 제29대 연합회(회장 최병일) 이월금 2만달러와 박선근 초대회장 후원금 2만달러, 익명 후원금 2000달러 등 총 4만2000달러다.
지출의 경우 동영상 제작이 1만5000달러, 원고 집필 1만달러, 총무 6000달러, 경비 783.23달러 등 총 3만1783.23달러로 현재 1만216.77달러의 잔금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이 가운데 3000달러는 홍성구씨에게 초과 지급된 인건비를 크레딧으로 돌려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실제 잔금은 7216.77달러다.
홍 전 회장의 설명 이후 참석자들은 편찬위원 구성 및 집필자 선정 과정과 예산 집행 과정의 투명성에 대해 각종 의문을 제기했다.
서승건 특보는 “편찬위원회를 어떻게 구성했는지, 그리고 필자 선정은 어떤 과정을 거쳐 진행했는지 설명해 달라”고 질문했다. 본보가 입수한 실제 지출 내역에 따르면 이번 책자의 저자로는 권영일씨와 홍성구씨, 홍순욱씨가 참여했고 이들에게만 총 3만1000달러가 지급됐다.
개별적으로는 홍순욱씨에게 3차례에 걸쳐 각각 5000달러씩 1만5000달러가, 권영일씨에게는 3차례에 걸쳐 1만달러가, 홍성구씨에게는 2차례에 걸쳐 6000달러가 지급됐다. 홍순욱씨에게 지급된 1만5000달러는 동영상 제작비용으로 책자 발행과는 관계가 없는 비용이다.
이와 관련, 편찬위원으로 임명됐던 김학규 전 한국주간 대표는 기자에게 “위원으로 위촉됐다는 얘기만 들었지 위원들이 회의를 하거나 만들어진 40년사 원고를 보여준 적이 없다”면서 “40년사 제작에 참여한 3명은 모두 홍승원 회장이 선정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영준 재정부회장은 질문을 통해 “책자 발행 사업인데 동영상은 왜 만들었고, 동영상 제작에 1만5000달러라는 거액을 사용했는지 궁금하다”면서 “동영상을 만들었다면 공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홍 전 회장은 “책자 발행과 함께 동남부 40년사를 멀티미디어로 만들겠다는 계획으로 전임 회장들을 동영상에 담게 됐다”면서 “새로운 연합회 홈페이지가 만들어진 뒤 그 안에 이 동영상을 넣으면 어떻겠느냐”고 답변했다.
총회에 참석한 한 회원은 “동영상에 전체 인건비의 절반을 사용하지 않았더라면 홍 전회장이 약속하고 내지 못한 1만5000여달러의 개인 후원금이 없었더도 책자 편집과 출판, 운송까지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어떤 수준의 동영상을 만들길래 거액을 들여 제작하려 했는지 실제 만들어진 동영상을 확인해봐야 의문이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기환 회장은 기자에게 “연합회의 역사를 정리하는 소중한 사업이고, 박선근 초대회장도 후원한 예산이니 집행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