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부 덮친 허리케인에 최소 3명 사망

최대풍속 110마일 ‘제타’에 조지아주까지 영향권

250만 가구 정전…풀턴카운티 투표소 6곳도 ‘스톱’

강풍을 동반한 허리케인 제타(Zeta)가 동남부 해안을 할퀴고 내륙으로 북상하면서 최소 3명이 숨지고, 6개 주 250만 가구에서 정전 피해가 발생했다.

29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55세 남성이 강풍에 끊어진 전기선에 감전돼 사망한 것을 포함해 현재까지 모두 3명이 숨졌다.

미시시피주 빌럭시의 한 남성은 해안가 선착장으로 차를 몰고 나와 허리케인 영상을 찍다가 불어난 바닷물에 익사했고, 조지아주 체로키 카운티의 22세 남성은 강풍에 쓰러진 나무에 깔려 숨졌다.

또 최고 시속 110마일(175㎞) 강풍으로 남부 해안 곳곳에서 전봇대가 쓰러졌고, 뿌리째 뽑힌 나무에 전선이 끊어지면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통신은 루이지애나주에서 조지아주, 앨라배마주, 플로리다주, 미시시피주, 노스캐롤라이나주까지 6개 주에 걸쳐 약 250만 가구와 사업장에 전력 공급이 끊겼다고 전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도 정전 피해가 발생하면서 통근자들은 이날 아침 신호등이 꺼진 거리에서 차량을 운전했고, 경찰은 교차로에서 수신호로 교통을 통제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대선 사전 투표에 차질이 빚어졌다. 조지아주 풀턴카운티의 투표소 6곳은 29일 낮시간까지도 전기 공급이 끊겨 투표가 중단됐다.

플로리다주 서부의 팬핸들 사전 투표소는 몇 시간 동안 폐쇄됐고, 부재자 투표 마감 시한을 맞은 앨라배마주의 일부 카운티 선거사무소도 정전 사태로 문을 닫았다.

\루이지애나주 재난 당국은 강풍에 쓰러진 나무를 치우고 끊어진 전선을 복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주민들에게 안전하게 실내에 머물러달라고 촉구했다.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는 도시의 80%가 어둠에 잠겼다. 뉴올리언스에 전기를 공급하는 엔터지사는 전력을 완전히 복구하는데 열흘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2등급 허리케인으로 28일 오후 미국 본토에 상륙한 제타는 현재 열대성 폭풍으로 세력이 약화했고, 버지니아주 방향 북동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기상 당국은 제타가 내륙을 가로질러 델라웨어와 뉴저지 인근 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이라면서 곳곳에서 돌풍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제타는 올해 들어 대서양 수역에서 형성된 27번째 폭풍이자 미국 본토까지 도달한 11번째 폭풍이다.

올해는 미국에 역대 가장 많은 폭풍이 침범했다. 종전 기록은 1916년의 9개다.

바닷물 범람으로 침수된 미시시피주 블럭시의 한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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