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이유식 업체 제품서 납·비소 다량 검출

거버, 비치넛 등 4대 기업 이유식에 유해물질 함유

미국의 대형 이유식 기업 4곳에서 판매하는 이유식에 납, 비소 등 유해물질이 다량 함유돼 있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CNN은 4일 연방 하원 경제소비정책 소위원회가 진행한 조사 결과 시중 판매되는 이유식 제품에서 납·비소·수은·카드뮴 등 중금속이 다량 검출됐으며 업체들은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제품을 판매했다고 보도했다.

조사를 이끈 라자 크리슈나무르티(민주·일리노이) 미국 하원의원은 “비소, 납, 카드뮴, 수은과 같은 독성 물질이 전문가와 정부 기관의 허용치 이상 위험한 수준으로 이유식에 들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CNN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정한 기준치는 없지만 유아들의 두뇌 발달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유식에 든 독성 물질은 특히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비영리 단체 ‘건강한 아기 밝은 미래’의 제인 훌리헌 대표는 “아기들의 두뇌는 빠른 속도로 형성된다”며 “중금속에 노출될 경우 행동 장애와 공격성, IQ 저하, 인지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건강한 아기 밝은 미래’는 2019년 시중 판매되는 이유식의 95%에서 납, 비소, 수은, 카드뮴이 검출됐다는 보고서를 공개한 바 있다. 크리슈나무르티 의원은 2년 전 이 보고서에서 영감을 받아 조사에 착수한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너처(Nurture), 하인셀레셜(Hain Celestial), 비치넛뉴트리션(Beech-Nut Nutrition), 네슬레 거버(Gerber) 등의 이유식을 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제조사들은 자체 기준치로 “위험하게 높은 수준의 독성 중금속”을 허용하고 있으며, 종종 기준치를 초과하는 이유식을 판매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으로는 비소가 기준치보다 최대 91배, 납은 최대 177배까지 많이 함유된 제품도 있었다. 수은과 카드뮴은 각각 최대 5배, 69배까지 더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거버는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품질 안전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며 문제가 된 물질은 “(재료로 사용되는) 농작물이 자라는 토양과 물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FDA 또한 이번 보고서를 토대로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캠벨 측은 성명을 통해 자사 제품이 안전하며, 이유식 중금속이 현행 FDA 기준을 밑돈다고 주장했다.

미국 이유식 시장은 지난해 기준 80억 달러(약 8조9900억원) 규모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