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사태’ 극단 선택 유한기는 누구

'대장동 뒷돈 의혹' 유한기 극단 선택
‘대장동 뒷돈 의혹’ 유한기 극단 선택 (고양=연합뉴스) 김병만 기자 = 대장동 개발 관련 뒷돈을 챙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10일 오전 경기 고양시 자택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기 일산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0분께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아파트단지 화단에서 유 전 본부장이 추락해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사진은 이날 경찰이 현장에서 조사하는 모습.

대장동 개발 관련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유한기(66) 포천도시공사 사장이 영장실질심사를 나흘 앞둔 10일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2014년 8월 대장동 개발 자산관리사(AMC)인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48) 변호사와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53) 회계사로부터 한강유역환경청 로비 명목으로 2억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아왔다.

그는 2011년 7월부터 2018년 9월까지 성남시시설관리공단 기술지원TF단 단장,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과 사장 대행 등을 지내며 위례신도시·대장동 개발에 깊이 관여한 인물이다.

건축학을 전공한 그는 성남시로 오기 전에는 줄곧 건설사에서 근무했다.

성남도시개발공사 재직 때는 공사의 실질적 1인자라는 뜻이 담긴 ‘유원’으로 불린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에 이어 2인자라는 의미의 ‘유투’로 불릴 만큼 실세로 꼽혔다. 유동규 전 본부장은 이미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 대장동 '유투' 유한기 소환 (CG)
검찰, 대장동 ‘유투’ 유한기 소환 (CG) [연합뉴스TV 제공]

이에 따라 유한기 사장은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이 불거진 뒤 여러 차례 이름이 거론됐다.

2015년 2월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지침서 공고 전 지침서에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넣자는 내부 의견을 처음 보고받은 인물로 지목됐다.

그가 유동규 전 본부장에게 내부 의견을 전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지침서에는 이 조항이 빠진 채 공고됐다.

또 지난 10월 25일에는 그가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에게 사퇴 압박을 가하는 녹음 파일이 공개되며 주목을 받았다.

녹음 파일에는 2015년 2월 6일 공사 개발본부장을 맡고 있던 그가 황 전 사장을 찾아가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현 민주당 선거대책위 비서실 부실장)을 언급하며 사표 제출을 강요한 내용이 담겼다.

황 전 사장은 임기를 절반가량 남겨둔 2015년 3월 사퇴했다.

황 전 사장은 그가 2009년까지 재직한 건설사에서 함께 근무한 사이로, 그의 추천으로 사장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대장동 민간사업자들에게 환경 영향 평가와 관련한 청탁 명목으로 뒷돈을 받은 정황을 검찰이 포착하면서 본격적인 수사 대상이 됐다.

그는 지난달 11일 ‘황 전 사장 사퇴 압박’과 관련해 경찰의 소환조사를 받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 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를 적용, 그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