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인증 운명의 날…펜스 ‘정치인생 기로’

NYT “펜스, 바이든 승리 막을 권한 없다고 트럼프에 직접 전해”

CNN “트럼프, 정치적 손상입을 것” 으름장…트럼프 “가짜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일 대선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권한이 부통령에게 있다고 주장한 지 몇시간 뒤에 펜스 부통령이 자신에게 그러한 권한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는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펜스 부통령이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점심식사를 하는 도중에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CNN 역시 펜스 부통령이 백악관 법률고문단으로부터 전해들었다면서 의회 합동회의가 열릴 때 부통령에게는 의회의 승인을 막을 권한이 없다는 생각을 전했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펜스 부통령에게 의회 승인을 막지 않는다면 정치적으로 “손상을 입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부통령에게는 부정하게 선택된 선거인들을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주장했다.

연방 의회는 6일 하원 본회의장에서 상하원 합동 회의를 열고 각 주에서 보낸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집계하고 이를 발표하는데, 의회가 대선 결과를 최종적으로 승인하는 절차에서 펜스 부통령은 회의를 주재한다.

NYT 보도가 나간 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뉴욕타임스 보도는 가짜뉴스”라며 “그는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 부통령과 나는 부통령에게 행동할 권한이 있다는 점에서 완전히 같은 의견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펜스 부통령과 만난 뒤 화가 나 있는 상태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NYT는 펜스 부통령이 헌법에 따를 것인지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을 따를 것인지 선택이 기로에 서 있다고 전했다.

미국 언론들은 의회 승인을 막을 권한이 부통령에게는 없다고 보도하고 있다.

미국의 각 주들은 선거 결과를 승인했으며, 미국 수정헌법 제12조는 “부통령이 투표 인증서를 개봉하면 개표가 실시되고, 최다 득표자가 대통령이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텍사스주 연방법원은 펜스 부통령에게 대통령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뒤집을 권한이 있다면서 루이 고머트(공화·텍사스) 하원의원이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White House